국회★정당★민족

여야 ‘비례대표 1번’ 선정 진통(문화일보)

말글 2008. 3. 22. 10:15

여야 ‘비례대표 1번’ 선정 진통
이재오 “호남 출신 40% 당선권 배정해야”
유병권기자 ybk@munhwa.com
‘4·9총선’을 19일 앞둔 21일 각 정당이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하고 총선 경쟁에 돌입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주말 비례대표 후보 공천까지 끝낸 뒤 23일(통합민주당), 24일(한나라당)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지만, 비례대표 공천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양당은 이번 총선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인 비례 1번 선정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나라당에선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지고, 민주당은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비례대표를 신청해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막판까지 그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사회적 약자 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를 비례 1번에 배치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오랫동안 빈민운동을 한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사회통합 차원에서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봉사한 분을 공들여 모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례 대표에는 여성, 장애인, 호남 출신 등을 상위순번에 올려 ‘부자 정당’,‘로펌당’이라는 이미지를 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여성목사 등 참신한 인물의 기용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10여명의 비례대표 명단을 청와대가 당에 전달했다는 ‘청와대 명단’소문과 친박근혜계 배제 등 갖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600여명의 신청자 중 100명을 우선 고른 뒤 23일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명단을 최종 확정해 24일 최고위원회를 거쳐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례대표심사위원 선정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계륜 사무총장은 “23일 선대위 출범식에 맞추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우선 50명을 추린 뒤 비례 순번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참신하고 능력있는 여성을 비례 1번에 배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친노인사 공천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이영애 최고위원, 2번에 조순형 상임고문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잇따른 무소속 출마로 비상이 걸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당밖 정당’인 친박연대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을 망치고 있는 강재섭 대표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며 강 대표 지역구(대구 서구) 출마를 선언했다.

또 박종근·김명주·최구식 의원도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경기지역 당내 친박계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신뢰”라며 ‘총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주말 공천과 총선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내주초 대구에 내려갈 예정이어서 영남권 무소속 친박계 후보들의 간접지원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도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과 이상열 의원도 조만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최경환 비서관을 통해 “억울하게 조작된 일로 희생된 사람의 한을 풀어줄 책임도 있다”고 공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유병권·김충남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