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인회장 “김옥희씨가 10번이상 공천 추천 부탁” | |
김옥희씨 ‘공천 개입’ 드러나 안필준 노인회장 “한나라에 김씨등 4명 추천” “7월 검찰 질의서 왔을 때 그대로 대답했다” | |
송경화 기자 | |
안필준(66) 대한노인회 회장은 3일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 한달 전쯤부터 10여 차례 이상 나를 찾아와 ‘김종원 이사장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해 추천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이런 증언은 ‘김옥희씨가 공천에 관여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검찰의 발표와 달리, 김씨가 매우 적극적으로 공천 과정에 개입했음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향후 검찰 수사방향이 주목된다.
안 회장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동 자택 근처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명박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 김옥희(74·구속)씨가 ‘대한노인회 추천을 받아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한테 30여억원을 받은 경위 등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안 회장은 “김옥희씨가 나와 사무총장을 10여 차레 이상 찾아와 ‘다른 사람은 (추천을) 하지말고 김종원 이사장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추천 해달라’고 요구했다. 선거에 맞춰서 해달라고 해서 (비례대표 공천) 신청 열흘 전 쯤에 추천을 해줬다”고 말했다. 김옥희씨가 안씨를 찾아간 시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접수 기간(3월10~11일) 한달여 전인 2월 초께로, 이 때는 김씨가 인테리어 업자 김아무개(61·구속)씨와 함께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김 이사장을 처음으로 만나 특별당비 10억원을 요구한 시점과 일치한다.
안 회장은 이어 “김옥희씨가 추천을 요구하면서 ‘김종원씨가 대통령과 매우 친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한테 추천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노인회 정관 등에 근거가 없어 단독 추천을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며, 김 이사장 외에 김아무개 대구시 연합회장, 백아무개 전 중앙회 회장, 한나라당 서울시 중앙위원 이아무개씨 등 모두 4명의 추천서를 써줬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네들이 다 (추천서를) 써와서 나는 사인만 해줬다. 몇 명을 추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옥희씨가 김 이사장의 대한노인회의 추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점에 비춰 볼 때, 김씨가 노인회 추천에 이어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에도 ‘공천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옥희씨가 공천에 관여할 의사와 능력이 없고, 그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 대신 사기 혐의를 우선 적용한 검찰의 해명도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안 회장은 “지난 7월 검찰에서 ‘누구를 추천했느냐’는 질의서가 와 추천 과정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답변했다”고 밝혀, 검찰이 김옥희씨의 적극적인 공천 개입 사실을 알고도 이를 눙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안 회장은 “김옥희씨로부터 (추천과 관련해) 돈이나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경화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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