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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남지사 경선 파국 위기(연합)

말글 2010. 4. 8. 21:31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 파국 위기(연합)

호남發 바람몰이 선거 전략 차질.후유증 우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민주당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8일 경선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경선 후보 등록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은 '유보'라는 표현을 썼지만 전날 이미 한차례 후보 등록을 미뤘던 데다 중앙당이 후보등록 마감시한을 이날 오후 10시까지로 연기해 줬는데도 다시 이를 유보한 것은 사실상 경선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박준영 도지사만 유일하게 경선후보 등록을 마쳐 최악의 경우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경선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경선이 무산되면 두 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는 물론 호남지역에서 경선을 통해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 등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후보등록 왜 거부했나
두 후보는 경선 초반 전남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위주로 지지도 올리기에 주력했지만 경선일이 다가오면서 경선방식과 과정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해 왔다.

   여론조사 방식과 선거인단 구성이 박준영 후보에 유리하게 만들어지고 있고 자신들의 요구는 무시된 채 박 후보의 건의는 받아들여지는 등 불공정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경선일정이 전남지사 경선일 이후로 연기되는 과정을 그 근거로 들기도 했다.

   두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남지사 경선 후보등록과 관련해 특정 후보에게 편향적인 여론조사 방식 시정, 기초단체장 경선 이후 광역단체장 경선 시행 방침 변경 등 요구 사항에 대한 중앙당의 이해할만한 해명이 없다"고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성토했다.

   ◇경선 어떻게 되나
두 사람의 이 같은 강공 드라이브에 중앙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는 17일로 예정된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후보는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면 후보등록을 하겠으며 등록을 유보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경선 포기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당으로선 오는 9일 TV토론회 10, 11일 후보연설회 등 앞으로 경선일정도 흐트러져 버린데다 후보 등록마감을 다시 연기하려면 후보등록을 마친 박 후보의 사전동의를 또 얻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박 후보 측도 "두 후보가 당이 정한 기일 안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는 후보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본다"며 "중앙당의 엄격한 법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혀 더는 양보할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비쳤다.

   중앙당도 이미 한차례 후보등록 마감을 연기해 줬던 만큼 '유보'를 언제까지 '유보'로만 받아들여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두 후보가 끝까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결국 경선이 무산된다면 민주당 경선 역사에서 초유의 '경선 보이콧'이란 오명이 남게되며 박 후보는 경선 없이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로 결정된다.

   ◇파장 어디까지
전남지사 경선 무산은 호남에서 경선바람을 일으켜 수도권까지 확대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적잖은 상처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박광태 광주시장이 실험적인 제도인 시민배심원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경선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전남지사 경선마저 무산되면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에 역작용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또한 두 후보가 경선 거부를 선언하게 되기까지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측은 경선 방식과 관련해 줄기차게 중앙당에 요구한 사항이 무시돼 심리적 소외감이 큰 상황에서 지도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bett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4/08 19: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