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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친박, ‘박근혜 마케팅’ 설전…끝내 멱살잡이(한겨레신문)

말글 2008. 4. 1. 09:42

한나라-친박, ‘박근혜 마케팅’ 설전…끝내 멱살잡이
한나라, ‘친박연대 광고’에 “박근혜 침묵 이적행위”
부산 지원유세 도중 양쪽 지지자 고함 지르며 충돌
강재섭 “영혼파는 후보”-서청원 “차떼기 2탄 폭로”
한겨레 류이근 기자
‘박근혜 팔기’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들은 점점 노골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세우고, 한나라당은 이를 차단하려 나서고 있다. 급기야 31일 양쪽의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친박 연대가 이날치 주요 신문 1면에 박 전 대표의 얼굴이 실린 정당 광고를 내보내자, 한나라당에선 박 전 대표를 정면 겨냥해 비판하는 사람마저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곳곳에서 친박 연대나 친박 무소속 연대란 말을 쓰면서 엄연히 한나라당에 계시는 박 전 대표의 이름과 모습, 영혼을 파는 후보들이 많다”며 “이 분들은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며, 한나라당은 내가 대표로 있는 한 당 이름을 도용한 이 분들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 전 대표와 나란히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의 얼굴이 실린 정당 광고와 관련해 “과거 대표할 때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의 오명을 덮어쓸 수밖에 없었다”며 서 대표를 깎아내렸다.

 

박근혜 전 대표도 공격받았다. 정의화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침묵을 지키는 것은 무언의 무소속 후보 지원”이라며 “당인으로서 ‘이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탈당한 친박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을 비난한 강 대표를 향해 차떼기 공동 책임론과 차떼기 폭로 협박으로 맞섰다. 그는 ‘친박 연대 서울 지역 후보자 총연대’ 유세에 참석해 “(강재섭 대표가) 저를 차떼기 비리 정치인이라고 하는데, 차떼기의 최고 수혜자는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라며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차떼기 관련 의혹) 1탄, 2탄을 계속 터뜨리겠다”고 받아쳤다. 한 친박 후보는 정의화 의원 발언을 두고 “아쉬울 때 손 내밀고, 때 되면 배신하면서 박 대표한테 지원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강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부산시당 인근의 남구을에 출마한 정태윤 후보를 지원하러 용호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친박 무소속 연대의 김무성 후보 지지자 수십 명이 외치는 “박근혜” “김무성” 구호에 묻혀, 찬조연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신경이 곤두선 양쪽 지지자들은 고함을 지르며 멱살잡이를 벌였다.

 

부산 서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을, 탈당한 친박 후보가 박근혜를 맞세우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조양환 한나라당 후보는 이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과 “대통령이 검증한 진짜 일꾼”이란 구호를 내세웠고, 친박 무소속 연대의 유기준 의원은 박 전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과 “박근혜를 지키고 서구를 발전시키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맞세웠다.

 

부산/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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