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2일 대구에 내려간 뒤 처음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친박계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영상 메시지'를 보내와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 공천 친박후보에 '영상 메시지'
박 전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흥덕갑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윤경식 후보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충북은 제 어머니의 고향이자 저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며 "청주 시민들께서 능력있고 신의 있는 윤경식 후보를 꼭 당선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박 전대표는 "윤경식 후보가 훌륭한 국회의원의 자질을 갖췄으면서도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안타깝게 낙선됐다"며 "청주시민들께서 이번 총선에 당선시켜 주시면 저와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거듭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때 충북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박 전대표 측근중 한명이다.
이와 함께 이날 박근혜계 충북지역 공천신청자.특보단.보좌역단 등 150여명도 이날 한나라당 청주 흥덕갑 윤경식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해 박 전대표의 영상 메시지가 사전 협의를 통해 성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박 전대표 지원사격을 받은 윤 후보는 SBS-조선일보의 지난 1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오제세 후보(38.8%)에게 11.3%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나, 박 전대표 영상 메시지가 향후 총선에 어떤 작용을 할 지 주목된다.
정가, '박근혜 지원사격' 총선 영향에 주목
정가에서는 박 전대표가 비록 영상 메시지 형식이기는 하나, 대구로 내려간 뒤 처음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배경 및 향후 총선에 미칠 영향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1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관훈토론회에서 박 전대표에게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친박계 인사들에 대해서라도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박 전대표의 '영상 메시지'가 한나라당과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박빙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대표가 한나라당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은 과반수 의석 확보에 몸 달은 한나라당에게 더없이 고마운 도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윤경식 후보에게 지원사격을 한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한나라 공천을 받은 다른 친박 후보들에게도 동일한 지원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지도부는 박 전대표의 지원 사격으로 친박연대 등의 공세도 희석시키는 효과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지원사격이 통합민주당 후보에게 고전하는 지역에 대한 지원사격이었다는 점에서 박 전대표가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연대 후보가 출마한 지역에는 지원사격을 하지 않을 게 확실하며, 따라서 지나친 확대해석은 금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즉 박 전대표가 한나라당 공천자 중 친박계 당선자 숫자를 극대화함으로써 총선후 역학관계에 대비하는 측면이 큰 게 아니냐는 해석인 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대표가 민주당과 접전중인 한나라 친박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것은 총선 판도에도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민주당을 바짝 긴장케 하는 등 후폭풍이 일기 시작한 양상이다.
- 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