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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정 문화재 '찬밥'신세?(YTN) [앵커멘트]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둘러 보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한 문화재가 상당히 많은데요, 하지만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합니다. C&M 이창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983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5호로 지정된 이명신도비입니다. 신도비는 조선 중기 문신인 이명 선생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선조 7년인 1574년부터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문화재일 뿐 그 문화적 가치를 아는 이는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신도비가 있는 노원구 소재의 한 대학교 재학생들과 함께 해당 문화재를 찾아 봤습니다. 왕복 6차선 대로변, 오른편 표지판을 보고 한참을 들어가도 문화재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이효정, 서울여자대학교 사학과 4학년] "중요한 유적지가 이렇게 사람들조차 모르는 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인근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물어봐도 찾아내기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기를 벌써 삼십 분. 정작 신도비가 있는 주민센터 뒷편 골목 길에 들어서도 여전히 난관은 남아 있습니다. 정문은 아예 닫혀있고, 출입 가능한 입구가 어딘지 정확한 표시조차 없습니다. 신도비에 새겨진 글씨는 이미 지워져 보이질 않습니다. 때문에 바로 뒤편에 진품과 같은 비석을 세웠지만 이를 분간할 수 있는 표시조차 없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만 했을 뿐 관리에는 손길이 미지치 않는 모습입니다. [인터뷰:이정우, 향토사학자] "지역문화재가 오히려 국가적인 큰 문화재보다 동네에 있는 문화재가 동네사람들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사정을 전달하자 해당 구청은 그제서야 각종 안내 게시판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관계 구청 문화재 담당] "서울시의 문제지 뭐, 00구만의 문제겠어요? 그렇게 따지자면 전국의 문화재가 마찬가지죠." 현재 서울시가 지정하고 있는 문화재는 모두 81건. 동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서울시 지정 문화재들의 사정은 신도비와 다를 바 없는 상태입니다. C&M NEWS 이창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