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지방선거 D-1년 <1> 광역단체 시장·도지사

말글 2009. 6. 1. 07:55

지방선거 D-1년 <1> 광역단체 시장·도지사 [중앙일보]

전국 유력 인사들이 움직이고 있다

 

내년 6월 2일 16개 광역 시·도와 230개 기초 시·군·구에서 지방선거가 일제히 실시된다. 시·도 교육감과 교육의원, 지방선거에선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원도 함께 뽑는다. 1년을 앞둔 시점이지만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선 벌써 예비 후보자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시장·도지사 선거에는 저마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추석(10월 3일)을 전후해 출마자들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연말부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D-1년에 맞춰 ①광역단체 시장·도지사(16명) ②기초단체 시장(75명) ③기초단체 군수·구청장(155명) 순서로 현지 분위기를 짚어 본다.


서울시장 오세훈 재선 도전, 민주당은 여성 후보 많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여야 후보로 거론되는 굵직한 인사들만 10명이 넘는다. 1995년 민선체제 이후 조순-고건-이명박을 거치면서 ‘서울시장=유력 대권 후보’로 상징될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다. 내년 5월 23일 ‘노무현 서거 1주년’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재선 도전의 뜻을 굳혔다. 한강르네상스 등 펼쳐 놓은 많은 사업을 완성하려면 재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1일 보도된 중앙SUNDAY의 여론조사 결과 여야를 망라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오 시장은 27.8%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당내 경쟁을 뚫고 공천을 따내는 게 관건이다. 3선의 원희룡·박진 의원과 재선의 나경원·정두언·공성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당에서는 여성 후보군이 눈에 띈다. 추미애·이미경·박영선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다. 중앙SUNDAY 여론조사에선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지지도에서 오 시장의 뒤를 이어 2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영입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출마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있다.


경기지사 김문수 지지율 1위, 야당선 김진표·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로 여권에선 김문수 현 지사를 비롯해 임태희·원유철·남경필·정병국 의원, 전재희 복지부 장관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김 지사 측은 ‘지방선거 재출마’와 ‘대선 직행’을 두고 저울질하다 최근 지사 재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31일자 중앙SUNDAY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 지사는 지지도 38.6%로 1위를 차지하며 크게 앞서 있다.


임 의원은 경기 지역 친이계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원 의원은 “여건이 허락하면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지사 자리에 관심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민주당에선 경제 및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이 우선 꼽힌다. 원혜영 의원은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진보신당의 심상정 전 의원도 지역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출마가 예상된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3선을 노리는 안상수 현 시장이 중심 변수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등의 대형 사업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대안이 없다는 게 안 시장 측 논리다. 여권 내에서는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박상은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민주당에서는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현재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필우 전 의원이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호사 출신의 이기문 전 의원은 연초부터 출마를 공언하고 기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광주시장 박광태 3선 행보 - 김효석·강운태 대항마로

호남은 민주당 텃밭으로 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에선 당 공천에 영향력을 가진 국회의원이 ‘제3 후보론’을 제기하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만만찮다. 박광태 현 시장은 2015년 여름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해 3선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전남 출신의 김효석 의원, 광주시장을 지낸 강운태 의원 등은 박 시장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전북도에선 김완주 현 전북지사와 겨룰 만한 상대로 뚜렷하게 떠오르는 인물이 없는 상태다.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균환씨가 거론되는 정도다.

전남도에서 3선을 노리는 박준영 현 지사는 2004년 6월 이후 도정을 무리와 잡음 없이 이끈 데다 도민들 사이에도 평판이 좋다. 주승용 의원은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아 지역을 돌며 당원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 측은 “8, 9월께면 출마 여부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 연임해 군수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이석형 함평군수도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영남 재선·3선 도전 앞서 한나라당 공천부터 뚫어야

부산·울산·경북·경남 등 영남에선 한나라당의 공천이 최대의 관문이다. 허남식 현 부산시장은 3선에 도전한다고 지역에선 보고 있다. 허 시장은 북항 재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등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온 점을 내세운다. 한나라당 서병수·정의화 의원과 권철현 주일본 대사도 공천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경태 현 의원과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오거돈 해양대 총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대구에선 김범일 현 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여당의 서상기·이명규 의원의 출마설이 나돈다. 서 의원은 한나라당 대구시장 경선 후보로 김 시장과 맞붙은 적이 있다. 서·이 두 의원 측은 “아직 뭐라고 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울산시장으로는 박맹우 현 시장이 3선에 나가리라는 것 외에 크게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김태호 현 경남지사는 3선에 나선다. 박연차 회장의 뇌물 수수 의혹에 따른 사법 처리 여부가 공천의 변수다. 하영제 농림부 2차관은 최근 창원대·경남대에서 특강을 하는 등 지역 행보를 넓히고 있다.

경북에선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관용 현 지사가 재선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친이’ 인사들도 만만치 않다. 포항시장을 지낸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도지사 선거 도전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리=이해석 기자, 전국종합



대전시장 박성효 - 염홍철 또 붙을 듯
강원지사 김진선 3선 끝나 무주공산


대전에는 박성효 현 대전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 염홍철 전 대전시장, 민주당 선병렬 의원, 가기산 서구청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2006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했다가 박 시장에게 고배를 마신 염 전 시장은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 ‘염원 2010’ 회원 2000여 명과 함께 등산대회를 여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정우택 현 지사와 민주당 이시종 의원 외에는 없다. 정 지사는 최근 “출마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4·29 재·보선 결과를 보면 민심의 깊이를 알게 될 것”이라며 출마 결심을 내비쳤다. 충남도에선 이완구 현 지사가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 지사는 “지금은 지사 직에 충실할 때”라며 말을 아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이명수 의원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강원도는 김진선 현 지사가 3선을 했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무주공산 상태다. 예비 후보자가 난립하고 있으며, 두각을 보이는 인물도 없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나라당 공천이 승부의 관건이다. 이계진 의원과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최영 강원랜드 사장 등이 경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광재 의원이 구속 수감된 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에선 무소속과 한나라·민주당의 3강 구도가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선 지난 지방선거 때 김태환 현 지사에게 패배했던 현명관 삼성물산 고문이 눈에 띈다. 민주당에선 송재호 제주대 교수와 재선의 강창일 국회의원이 거론된다. 무소속인 김 지사가 선거 직전 여·야당 중 한 곳을 택할 가능성도 있어 변수로 점쳐진다.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