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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뛰고 인구 늘고 … 군산에 무슨 일이(중앙)

말글 2009. 6. 13. 10:10

땅값 뛰고 인구 늘고 … 군산에 무슨 일이[중앙일보]

“전폭 지원하니 기업 찾아와”
올해 29개 업체 투자협약
최근 3년 397개 기업 유치

2009.06.13 02:21 입력 / 2009.06.13 02:34 수정

선박 블록 제조업체인 대륜중공업이 12일 전북 군산시 군장 국가산업단지 안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2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군장 국가산업단지의 대경STB. 3만여㎡의 공장은 100여 명의 직원이 화물선 갑판 덮개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한쪽에서는 공장동 증축을 위해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드나 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울산에서 본사를 군산으로 옮겼다.

STB 주변에서 공장을 건립 중이거나 부지를 조성 중인 업체는 40여 개에 이른다. 9만여㎡ 규모로 터를 잡은 JY중공업가 이달말 준공하면 3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300여억원을 투자하는 TKT는 지난달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

군산시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국에서 기업이 몰려 인구가 늘고, 땅값이 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군산시장실에는 국내 도금·금형 업계의 사장 11명이 단체로 방문했다. 사업장을 서울과 인천·광주·대전 등에 둔 이들 기업은 군산의 산업단지에 입주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들을 포함해 군산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은 올해 들어서만 29개 업체나 된다. 고려도금 한설전 사장은 “기업에 대한 군산시의 전폭적 지원에 끌려 찾아왔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업들이 몰리면서 군산의 땅값은 전국 최고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전국 토지의 개별 공시지가에 따르면 군산시는 14.22%나 올랐다. 전국 시·군·구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올해 전국의 토지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평균 0.81% 떨어졌다. 서울에서도 강남구 등 대부분 지역이 2~3%씩 하락했다.

기업유치 효과는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장이 들어서는 오식도동·비응도동과 주변 소룡동 일대는 2~3년 새 음식점·숙박업소 등 100여 곳이 새로 생겼다. 매년 2000여 명씩 빠져 나가던 인구는 최근 2년 새 5000명이나 늘어났다.

군산 인근에 조성되는 새만금도 기업들에는 매력이다. 지난 3월 첫 삽을 뜬 새만금 산업단지는 전체 면적이 1870ha나 된다. 중국과 근접한 데다 땅값이 싸고 공항·항만 등 물류시설을 갖춰 장차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군산시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3년여 동안 397개의 기업을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공장 건설 등에 7조34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가 본격 가동되면 3만6000여 명의 고용 창출, 9만 명 이상의 인규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군산=장대석 기자 ,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쇠퇴하는 지역경제 살리려 기업 유치에 올인”

CEO 출신 문동신 군산시장


군산의 기업도시 변신 노력의 중심에는 공기업 CEO 출신의 문동신(71·사진) 시장이 있다. 그는 “날로 쇠퇴해 가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문 시장은 농촌공사에서 평직원으로 시작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사장 시절 농어촌진흥공사·농지개량조합을 통합하고, 만년 적자를 흑자로 돌려 놓았다. 2006년 민선 4기 단체장으로 취임했다.

문 시장은 “공기업서 갈고 닦은 경영 솜씨를 지자체 운영에 접목하고 있다”며 “기업도시 조성을 위해 조직을 과감히 뜯어 고치고 공무원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데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투자유치 전문가를 영입했다. 기업 유치 유공자에게는 특별승진을 시키고, 근무평점을 높게 줘 분위기를 확 바꿨다. “아무리 복잡한 민원도 1주일을 넘기지 말도록 하는 등 ‘원스톱 스피드 행정체계’를 확립했다”는 것이다.

이전 기업에는 최고 100억원의 파격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2007년 현대중공업 유치 때 울산 본사를 회사 문턱이 닳도록 다니며 정성을 쏟아 1조2000억원 투자 유치를 끌어낸 과정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얘기가 됐다. 문 시장은 “중앙부처와 다른 지자체로부터 기업유치 특강이 줄을 잇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도시를 만드는 데 심혈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