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지층, 박 지지 줄고… 박 지지층, 이 지지 줄어
당내 지지층 이질화 가속… 지방선거때 약점될 수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양자의 지지층마저도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 전까지는 아무리 여당 내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남남처럼 갈려 있어도 양자의 지지층은 모두 '보수층'이란 테두리 내에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선 오히려 야권 지지층에 비해서도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지는 추세인 게 특징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선 후보로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이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지지층에선 25.3%였고, 이 대통령의 비(非)지지층에서 오히려 26.1%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지난 9월 18~19일에 실시한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은 이 대통령 지지층에선 44.6%로 이 대통령 비(非)지지층의 21.2%에 비해 두 배 이상이나 높았다. 이 기간 동안 박 전 대표의 전국 성인 평균 지지율은 32.4%에서 25.7%로 낮아졌는데, 여기엔 이 대통령의 지지층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낮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화와 설득 노력 없이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동안 지지층 사이에도 벽이 생긴 것 같다"며 "한나라당 입장에선 양측 지지층 사이의 골이 깊어지는 집토끼(전통적 지지층)의 분열은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지지율은 수도권과 영남에서 상승하고 충청권과 호남에서 하락했지만,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그 반대"라며 "또 이 대통령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과 진보층까지 섞여 있는 중층(重層)구조이기 때문에 양자의 지지층이 점차 이질화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권력(이 대통령)과 미래 권력(박 전 대표) 지지층의 대립은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거나 앞으로 남은 굵직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