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세종시 이후… 여 지지층끼리도 등돌리기 시작했다(조선)

말글 2010. 3. 16. 08:09

세종시 이후… 여 지지층끼리도 등돌리기 시작했다(조선)

  • 홍영림 기자ylhong@chosun.com

입력 : 2010.03.16 02:40

이 지지층, 박 지지 줄고… 박 지지층, 이 지지 줄어
당내 지지층 이질화 가속… 지방선거때 약점될 수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양자의 지지층마저도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 전까지는 아무리 여당 내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남남처럼 갈려 있어도 양자의 지지층은 모두 '보수층'이란 테두리 내에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선 오히려 야권 지지층에 비해서도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지는 추세인 게 특징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선 후보로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이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지지층에선 25.3%였고, 이 대통령의 비(非)지지층에서 오히려 26.1%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지난 9월 18~19일에 실시한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은 이 대통령 지지층에선 44.6%로 이 대통령 비(非)지지층의 21.2%에 비해 두 배 이상이나 높았다. 이 기간 동안 박 전 대표의 전국 성인 평균 지지율은 32.4%에서 25.7%로 낮아졌는데, 여기엔 이 대통령의 지지층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낮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그동안 박 전 대표의 지지층에서도 이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졌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성인 평균 47.3%에서 49.2%로 다소 상승한 반면,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계층에선 오히려 65.3%에서 49.4%로 하락했다. 세종시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최근인 지난 2월 말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비교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층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이 하락함과 동시에 박 전 대표의 지지층에도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양측의 지지층 거리도 멀어진 게 확인된 것이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화와 설득 노력 없이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동안 지지층 사이에도 벽이 생긴 것 같다"며 "한나라당 입장에선 양측 지지층 사이의 골이 깊어지는 집토끼(전통적 지지층)의 분열은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지지율은 수도권과 영남에서 상승하고 충청권과 호남에서 하락했지만,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그 반대"라며 "또 이 대통령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과 진보층까지 섞여 있는 중층(重層)구조이기 때문에 양자의 지지층이 점차 이질화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권력(이 대통령)과 미래 권력(박 전 대표) 지지층의 대립은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거나 앞으로 남은 굵직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