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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초유… 나오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39.3%), 한나라(40%) 지지율 맞먹어(조선)

말글 2011. 11. 2. 05:02

헌정사 초유… 나오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39.3%), 한나라(40%) 지지율 맞먹어(조선)

  • 배성규 기자, 박국희 기자
  •  

    입력 : 2011.11.02 02:08

    [각종 여론조사 분석해보니]
    왜 - "국민들 기존 정치 불신 극심… 한나라·민주당 리모델링해 해결될 일 아니라고 보는 듯"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 2040 직장인·학생 중심, 무당파까지 대거 가세
    보수신당은 - 박근혜신당·박세일신당 등 공동체 지향 신당설도 나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량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중심의 제3신당이 출현할 경우 "지지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야권 통합 차원의 신당 논의는 있으나, 제3세력의 신당 논의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여론조사에선 실체도 분명치 않은 '제3신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제1당 한나라당과 필적하는 지지도를 받고 있다. 우리 헌정사(憲政史)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가상의 '안철수 신당' 지지율 40%

    문화일보와 디오피니언이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중심의 제3신당이 출현하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0.9%에 달했다. 한나라당과 차별화한 보수신당에 대한 지지도 역시 44.1%에 이르렀다. 민주당 지지층의 53%가 신당 창당 시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의 31일 조사에선 내년 총선에서 안철수 중심의 제3 정치세력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0.3%였다.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한나라당(36.4%)보다는 낮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중심의 야권통합신당(22.0%)보다 높았다. 한겨레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29일 조사에서도 안철수·박원순 중심의 제3세력에 대한 선호도가 39.3%로, 한나라당(40.0%)과 비슷하고, 민주당(11.1%)보다는 월등히 높았다.

    ◇20~40대와 무당층이 신당 지지의 핵심세력

    존재하지도 않는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이처럼 높은 것은 기성 정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폭발 직전까지 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더이상 자신들의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신당에 대한 욕구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국민 상당수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리모델링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변화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이 55%를 넘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신당의 핵심 지지층은 직장인(화이트칼라)과 학생 등 정치 변화를 바라는 수도권의 20~40대 층이라고 했다. 이들 상당수는 안철수 원장 지지층으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찍었다. 또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세력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무당층이 대거 신당 지지 여론에 가세하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신당 지지로 이동, 40% 가까운 신당 지지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한나라당에 실망한 보수층의 10~20%는 '안철수 신당'으로, 다른 보수층은 한나라당을 해체한 새 보수신당을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인기 정점에 오른 안철수·박원순이란 두 인물의 지지도가 단순히 합쳐진 것일 뿐, 신당에 대한 지지가 실제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가상의 정당에 대한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실제 신당이 생기면 (지지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당 뜨면 돌풍 가능성

    안 원장과 박 시장 측 인사들은 "아직 신당에 대해 논의하는 게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나중에 신당이 생기면 동참할 수는 있겠지만 먼저 나서서 하긴 힘들다"고 했다. 박 시장 캠프 대변인이었던 우상호 전 의원은 "신당 가능성은 제로(0) 퍼센트"라고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을 앞세우려는 정치세력이 있는 만큼 신당 창당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며 "박 시장이 신당의 토양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두 달이면 신당 창당이 가능하다"며 "1985년 '신민당 돌풍'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 지지율이 총선 이후에도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신당이 뜨면서 야권이 확 쏠릴 수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도 '박근혜 신당' '한나라당 개혁파+민주당 온건파 신당' '박세일 신당'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 단체 관계자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공동체와 공익'을 지향하는 새로운 보수신당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핵심 인사는 "한나라당 밖에 박 전 대표 중심의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