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의회, 터키에 ‘관광성 외유’ 갔다?

동대문구의회,  터키에 ‘관광성 외유’ 갔다?

- 4,500만원 예산들여 3.25~4.2까지 8박9일... 무상보육 예산은 5~6월 바닥나

 

 

2013. 3. 26(화)

 

 

 

 

북한의 북핵위협이 날로 더하는 가운데, 서울 동대문구의회 17명(1명 개인사정 불참)이 3월25일부터 4월2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터키를 방문한다.

 

이들의 일정을 살펴보면 25일 인천 공항을 출발해, 26일 이스탄불공항 도착 ► 고대원형 경기장 ► 성소피아 사원 ► 이스탄불 소방서를 방문하고, 27일에는 앙카라 시의회 방문 ►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 카파도키아로 출발, 28일에는 네브쉐이로 시의회 및 시청 방문 ► 안탈야로 출발, 29일에는 이에라 풀리스 문화유적지 견학, 30일에는 셀축시청 운영 양로원 견학(에페소) ► 셀수스 도서관 ► 하드리누스 신전 문화유적지 견학(에페소), 31일에는 트로이 유적지 견학 ► 다르다넬스 해협 시찰, 4월 1일에는 오벨리스크 바자리 시장 견학 ► 예례바탄사리아 지하저수조를 방문하고 4월 2일 귀국하는 것으로 터키의 유명한 관광지는 총망라 돼있다.

 

이들의 일정에는 시의회와 저수조, 소방서, 도서관, 양로원(예페소) 등을 껴넣기는 했으나, 관광성 외유성 해외 출장을 의심하게 한다. 지금 북한에서는 핵보유국을 천명하고도 모자라 연일 서울 불바다론을 넘어 북한제1호 전투근무태세 위협수위로 협박중인때에 관광성 해외 출장이라니 팍팍한 살림에 내몰리는 자치구민은 아연실색할 뿐이다.

 

물론 이들에게도 변명거리를 있을 것이다. 기획단계에서 북핵을 예상하지 못했고,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기준에 따라 년 180만원의 경비로 가는 비교적 싼 해외출장이라고 둘러댈 수 있겠다. 

 

 

 

<그림 출처 / 중앙일보 3월 5일자>

 

 

그러나 동대문구는 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으면 오는 5~6월경이면 무상보육예산이 고갈되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중하위권에 속하는 자치구이다.

 

거기다 더 한 것은 지난 3월 13일 약 8억원을 들여 채광과 통풍도 제대로 안 되는 구의원 개인연구실 준공식을 가졌다. 이 개인사무실이 준공되기 이전에도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의 개인사무실이 설치되어 있었고 나머지 13명의 의원들에겐 칸막이 시설에 전화와 컴퓨터가 제공되는 합동 사무실이 있었다.

 

한편 이와는 달리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올해 초 실시한 13개동 동정보고회에서 “살림이 어려워 1300여 직원들의 수당에서 10만원을 깎았다”며 구의 재정 상태의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연수는 20여년 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 발생된 문제이다.  또 이들의 해외 나들이는 매년 시민사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재임기간 중 어떻게든 기득권을 향유하고 즐기려는 지방의원들의 비뚤어진 특권의식은 자제하는 척하다 되풀이 돼 왔다.

 

 

 

 

 

 

지방의원들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나가 선진 사례를 직접 보고 견문을 넓힐 필요는 모두 인정한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의원 1인당 연 180만원을 해외 연수·출장 비용으로 정해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해외 시찰이 꼭 필요해 가더라도 취지에 부합해야 할 것으로 주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을 헛되게 쓴다는 비난을 듣지 말아야 한다. 누가 보더라도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빡빡한 시찰 일정이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행안부가 매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는 예산편성 지침에도 문제가 있다. ‘지방의원 1인당 연 180만원을 해외 연수·출장 비용으로 정해놓은 것’을 ‘지방의원 1인당 2년에 180만원’으로 고치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다.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제6회 전국지방선거가 오늘로서 꼭 435일 남았다. 지방의원들 스스로도 이젠 외유성 해외 시찰 관행을 깰 때가 됐다.

 

 

<취재 - 바른선거문화연구소'  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