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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강세’ 홍준표 지사 ‘휘청’(시사인)

말글 2013. 6. 11. 21:55

박원순 시장 ‘강세’ 홍준표 지사 ‘휘청’(시사인)
 
3회에 걸쳐 광역단체장 가상 대결 결과를 연재한다. 서울은 박원순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들과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강세도 뚜렷했다. 반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위태로운 결과가 나왔다.

 

[299호] 승인 2013.06.11  09:04:21

천관율 기자  |  yul@sisain.co.kr

 

<시사IN>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가상 맞대결 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가상 대결 조사는 인지도가 높은 현직 단체장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지만, 정당 지지도 등과 조합해보면 현직 단체장에 대한 평판과 선거 결과 예측이 가능하다.

< 시사IN>은 앞으로 3회에 걸쳐 권역별 가상 대결 결과를 연재한다. 이번 호에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영남권(부산·울산·대구·경남·경북) 가상 대결 결과를 분석한다.

상징성이 큰 서울부터 보자. 후보 이름을 빼고 “어느 당 후보를 찍을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서울은 38.9%가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했다. 민주당 후보 21%, 안철수 신당 후보 23.2%로 나왔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지지층이 나눠지며, 새누리당 지지층이 가장 두꺼운 형세다. 이는 전국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민주당)은 새누리당 후보와의 세 차례 가상 대결에서 모두 오차범위를 넘는 승리를 거뒀다. 홍정욱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모두 꺾었다. 가상 대결에서 박 시장은 민주당 당적으로 안철수 신당 지지층을 70% 가까이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 시장이 보여주는 특수한 강점이다. 박 시장이 안철수 의원과도 특별한 연대 관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정욱 전 의원은 새누리당 안팎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다. 지금의 새누리당에서 찾아보기 힘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박 시장과의 맞대결 성적은 홍정욱 36.6% 대 박원순 48.3%였다. 격차는 11.7%포인트다.

박원순 시장, 안철수 지지층 70% 흡수

2011년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박 시장과 맞붙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군 중 인지도에서 가장 앞선다. 하지만 이번 가상 대결에서는 36.2% 대 49.3%로 13.1%포인트 밀렸다.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나 전 의원은 당내 기반이 취약한 편이라 대중성에서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한데, 그런 나 전 의원 처지에서 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비교적 임기 초반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다면, 서울시장 공천을 받아낼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여론 경쟁력은 셋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4% 대 50.5%로 19.1%포인트 뒤졌다.

경기도에서는 재선 임기를 수행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새누리당)의 강세가 뚜렷하다. 두 차례 가상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표의 지지율도 간단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이 46.6%, 민주당 17.4%, 안철수 신당 19.8%로 나타난 지역이다. 가상 대결에서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지지층 대부분을 흡수한 가운데, 야권 후보들 중 반(反)새누리당층을 묶어낼 강력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형국이다.

김진표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상정한 가상 대결 결과는 이렇다. 김문수 45.3%, 김진표 22.2%, 심상정 15.3%.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층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진보 정당 제3 후보의 지지율은 본선이 다가올수록 ‘전략 투표’로 기울며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 이번 가상 대결에서는 김문수·김진표 간의 격차가 23.1%포인트 차이로 크게 났다. 민주당의 또 다른 경기도지사 주자인 원혜영 의원도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새누리당 내에서 김문수 지사의 경쟁력은 강고한 편이지만, 변수는 김 지사 본인의 결단이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김 지사가 3선 도전보다 중앙정치 복귀를 선호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기도지사 도전을 노리는 당내 경쟁자들이 은근히 기대하는 시나리오다.

‘안철수 신당’ 변수도 있다. 안철수 의원과 전략적 제휴 관계인 박원순 시장이 버티는 서울과 달리, 경기도지사 선거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 이미 안 의원이 경기 지역의 민주당 전직 의원을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경기도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에서 격전지로 떠오를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송영길 인천시장(민주당)은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과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였다. 이학재 37%, 송영길 37.6%였다. 윤상현 의원에게는 28.1% 대 37.2%로 9.1%포인트 차 승리를 거뒀다. 송 시장은 두 가상 대결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층의 절반도 채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은 몇몇 지역에서 흥미로운 흐름이 잡혔다. 새누리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동시에 친노무현 세력의 본거지 격인 부산부터 보자. 새누리당에서는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제한에 걸리고, 야권에서는 친노를 대표할 후보가 마땅치 않다. 무주공산이다.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53.8%, 민주당 후보 11.5%, 안철수 신당 후보 18.5%였다. 대선 때까지 강하게 불었던 ‘문재인 바람’은 가라앉은 모양새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 서병수 의원과 친이계 김정훈 의원의 경쟁이 두드러진다. 야권에서는 486으로 분류되는 김영춘 전 의원이 적극적이다. 친노 그룹의 조언자로 알려진 한 지역 인사는 “친노 색이 너무 강한 인물보다는, 김영춘과 같은 중립적인 카드를 매개로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라고 귀띔했다.

서병수 대 김영춘 가상 대결과 김정훈 대 김영춘 가상 대결을 나란히 실시했다. 현 단계에서는 친박계 서병수 의원의 경쟁력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병수 53.5% 대 김영춘 21.3%. 김정훈 37.8% 대 김영춘 18.9%였다.

한때 ‘노동정치 일번지’로 불렸던 울산은 이번 조사에서 진보 정당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54.8%, 민주당 후보 8.9%, 안철수 신당 후보 13.1%로 나타난 가운데, 통합진보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4.5%, 진보정의당 후보 1.1%에 그쳤다. 

김경수 본부장, 홍준표 지사와 접전

박맹우 현 울산시장이 3선 제한에 걸린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정갑윤·김기현·강길부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후보군으로 오래 거론되었던 정갑윤 의원을 가상 대결에 붙여봤다. 민주당에서는 심규명 울산시당위원장과 송철호 변호사를 번갈아 넣었다. 통합진보당 김창현 전 동구청장과 진보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도 가상 대결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정갑윤 44%, 심규명 9.3%, 김창현 6.6%, 조승수 12.5%. 민주당 후보를 송철호 변호사로 바꾼 결과는 이렇다. 정갑윤 37.7%, 송철호 20.8%, 김창현 4%, 조승수 7.5%. 민주당 후보로는 송철호 변호사가 더 나은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경남이 흥미롭다.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으로 전국적인 찬반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새누리당)는, 이번 <시사IN> 여론조사에서 위태로운 결과를 받아든 현직 단체장 중 한 명이다. 재지지율 조사에서 14명 중 13위에 머무른 홍 지사(14~17쪽 기사 참조)는, 가상 대결 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에 따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 새누리당 후보 지지 57.6%, 민주당 후보 지지 7.3%, 안철수 신당 후보 지지 21.2%로 민주당 기반이 붕괴된 지역이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의 상대로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상정하자, 홍준표 40.7%, 김경수 37.1%라는 결과가 나왔다. 홍 지사는 본진인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68%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고, 김경수 본부장은 안철수 신당 지지층의 80.8%를 흡수했다.

홍준표 지사와 공민배 전 창원시장(민주당) 간의 가상 대결 결과는 홍준표 35.2% 공민배 25.2%였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홍 지사가 재선 의지만 있다면 경쟁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올 경우 박완수 창원시장 등 대체 후보군들의 도전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대구와 경북은 새누리당의 우세가 공고하다.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도 크지 않다. 대구는 새누리당 후보 지지 응답이 64.5%, 민주당 후보 지지 7.3%, 안철수 신당 후보 지지 10.8%로 나타났다. 김범일 대구시장(새누리당)과 김부겸 전 의원(민주당)의 가상 대결은 52.2% 대 26.3%로 격차가 제법 났다.

 

 

1년 뒤, 이들 중 누가 웃을까(시사인)

 

지방선거를 꼭 1년 앞두고 이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반적으로 현직 단체장에 대한 재지지 의사가 높지 않은 가운데 경북·충남·서울 광역단체장에 대한 재지지도가 높았다.

 

[299호] 승인 2013.06.11  00:57:31

 

고재열 기자  |  scoop@sisain.co.kr 

 

1등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였고 꼴찌는 우근민 제주도지사였다. <시사IN>이 내년 6월4일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실시한 17개 광역단체장 재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지자체마다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동일한 방식으로 물은 결과다.

이번 조사는 현직 단체장의 방어 능력을 가늠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서 현직 단체장을 다시 지지할지를 가장 중요시했고, 시정·도정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를 그 다음으로 여겼다. 보통 광역단체장의 경우 국회의원과 달리 현직이 유리하기 마련인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재지지율이 낮게 나타났다. 시정·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17개 광역단체장 평균이 49.0%에 그쳤다.

조사를 수행한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시정·도정 평가와 재신임 여부 모두 평균치 이상을 보여준 단체장은 김관용 경북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3명에 불과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 광역단체장에 대한 교체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고 자연스레 당내 공천 경쟁도 매우 치열하리라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안철수 신당 지지층이 현직 단체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을 많이 해서 내년 지방선거 때 안철수 신당이 중요 변수가 되리라는 점을 예고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직 단체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 대비 다시 지지하겠다는 응답 비율을 바탕으로 ‘재지지 지수’를 산정해 순위를 정했다(재지지 지수는 정당 공천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다). 상위 그룹은 김관용-안희정-박원순 순이었고, 하위 그룹은 우근민-홍준표-김범일 순이었다. 중위 그룹에서는 염홍철·김문수·유한식 등 새누리당 단체장이, 강운태·최문순·이시종·송영길·김완주 등 민주당 단체장보다 재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아래 표 참조).

재지지도 1위를 차지한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경우 다시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5.2%이고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4.5%여서 재지지 지수가 1.84였다.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58.4%로 높은 수준이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부정 여론 적어


김관용 도지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재지지 지수를 기록한 사람은 안희정 충남도지사다(재지지 42.3%, 비지지 25.4%, 재지지 지수 1.67). 이번 조사에서 충청 지역 유권자들은 대체로 현직 단체장을 후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안 지사가 다른 충청 지역 단체장과 비교해서 두드러진 점은 비토(거부)가 적다는 점이다. 도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12.6%로 매우 낮았다.

2011년 10월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재임 기간이 다른 단체장의 절반밖에 안 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조사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결과를 얻었다. 재지지 지수가 1.23으로 3위였는데(재지지 45.8%, 비지지 37.3%), 재지지율 자체는 3선 단체장들을 뺀 14개 시장·도지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재지지 비율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강북 지역이 강남 지역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았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동남부 지역뿐 아니라 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관악·동작 등 서남부 지역에서도 취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은 박 시장의 과제로 꼽힌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37.3%)이나 시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28.2%)도 높은 편이어서 재선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염홍철·김문수·유한식, 새누리당 소속의 세 단체장은 민주당과의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비교적 긍정 평가를 받았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재지지 지수가 1.1을 기록했는데(재지지 34.5%, 비지지 31.5%), 대체로 동구·중구·서구 등 구시가지의 재지지율이 유성구·대덕구 등 신시가지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위험신호도 보인다. 안철수 신당 지지층에서 염 시장에 대한 재지지율이 매우 낮게 나왔다(19.0%).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재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보다 많았지만(37.7% 대 35.3%), 몇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었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재지지율이 높았지만 경기 서부와 경기 남부 지방에서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월등히 많았다. 염 시장과 마찬가지로 안철수 신당 지지층의 거부도 많았다.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9.4%로 전국 평균(49.0%)을 겨우 넘긴 수준이었지만, 김문수 도지사는 이보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부각된 점에 더 고무될 듯하다. 경기도에서는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25.0%를 얻어 문재인(18.2%), 안철수(18.5%)를 압도했다. 인천에서도 김 도지사가 문재인·안철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염홍철 대전시장과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재지지 지수 1.03(재지지 38.2%, 비지지 37.1%)은 염 시장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시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55.8%로, 51.8%인 염 시장보다 높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호남권 단체장 중에서는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재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36.5%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 36.3%와 거의 비슷했다(재지지 지수 1.01). 민주당 단체장의 방어 능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철수 신당 지지층을 흡수하느냐 하는 것인데,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3분의 2 정도를 끌어들이는 데 비해 강운태 시장은 3분의 1밖에 끌어들이지 못했다. 이용섭·강기정·천정배 등 당내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재선 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박원순 시장과 마찬가지로 보궐선거로 당선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위험신호가 켜졌다. 재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이 33.4%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 33.2%와 거의 비슷했다(재지지 지수 1.01). 강원 북부 지역에서는 재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강원 남부 지역에서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경우, 재지지율은 최문순 강원도지사보다 약간 낮게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처지다(재지지 32.7%, 비지지 32.7%, 재지지 지수 1).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55%로 높은 편인 데다 충북 전 지역에서 두루 호평을 받았다. 보통 민주당 단체장은 2040 세대에서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지만 5060 세대에서는 뒤지는데, 이 지사는 전 세대에서 고루 지지를 받는다. 충북은 안철수 신당 지지세가 세지 않은 데다 이 도지사가 지지층을 고루 흡수하고 있어서 큰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 보인다. 새누리당 후보로 이미 충북도지사를 지낸 바 있는 정우택 의원이 나서지만 않는다면 방어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송영길·최문순 ‘빨간불’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조사에서 적신호가 켜진 단체장이다. 일단 재지지 지수가 1.0 이하로 나왔다(재지지 37.9%, 비지지 39.4%). 시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44.1%에 그쳤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은 박상은·이학재·윤상현 등 예비후보군이 탄탄한 편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위험신호는 더 선명하다. 일단 여성 유권자들의 평가가 박했다. 남성은 재지지율이 43.8%였지만 여성은 재지지율이 고작 31.9%였다. 생활정치에 소홀했다는 의미다. 20대에서도 5060 세대와 비슷하게 거부층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았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안철수 신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를 흡수하는 비율도 안희정 충남도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전체적으로 강운태 광주시장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지수가 조금 더 떨어진다는 점이다. 재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5.3%로, 안 하겠다는 응답 38.5%보다 낮았다.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49.1%에 그쳤다. 특히 전주·익산·군산 등 도시 지역에서 평가가 낮게 나왔다.

  
 
김 지사가 위안을 삼을 부분이 있다면 민주당 내 경쟁자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성격의 거부층 때문에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낸다면 험난한 승부가 예고된다.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큰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지지세가 크다는 점도 변수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함께 부정 평가가 많은 새누리당 단체장이다. 재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27.6%)보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40%)가 월등히 많았다. 시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40.8%에 불과했다. 위험신호이기는 하지만 새누리당 내 뚜렷한 경쟁 후보가 없고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워낙 강한 지역이라 공천에 성공하면 3선 가도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우근민·홍준표, 부정 평가가 더 우세 


가장 최근의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새누리당 단체장 가운데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재지지하겠다는 응답이 29.6%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 45.5%에 비해 현격히 낮았다.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35.2%로, 부정 평가(39.0%)보다 낮았는데, 이 지역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70.0%)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17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낮은 단체장은 홍준표 도지사와 우근민 제주도지사 둘뿐이다.

홍준표 도지사는 경남도청이 위치한 통합창원시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 유권자들의 거부도 컸다. 남성층에서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재지지 응답보다 10%포인트 정도 많은 데 비해 여성층에서는 20%포인트 이상 많았다. 진주의료원 폐쇄 등 복지 분야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여성 유권자층의 거부를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보인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이번 여론조사의 명백한 꼴찌다. 재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8.0%인 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과반(55.6%)을 돌파했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지지하겠다는 응답자의 3배 이상 되는 것이다. 도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30.3%)도 부정 평가(43.3%)보다 낮았는데, 도정 평가 역시 17개 광역시·도 중 꼴찌였다.

이번이 임기 마지막 해인 3선 광역단체장(부산·울산·전남)은 재지지 여부를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시정·도정 수행능력 평가에 관한 조사만 했는데 3선 단체장 중에서 박맹우 울산시장은 확실히 명예로운 퇴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맹우 시장의 시정에 대한 평가는 긍정 평가가 78.8%로 부정 평가(10.9%)보다 월등히 높았다. 박준영 전남도지사(40.7%)와 허남식 부산시장(39.7%)은 평균 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