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푸를수록 주민 건강은 해롭다'(동대문신문)

'나무가 푸를수록 주민 건강은 해롭다'(동대문신문)
병해충 방제 위해 어독성1~3급 농약 지속적 사용

공원을 찾는 주민들은 관내에 잘 관리된 공원 녹지를 보며 '마음의 여유와 휴식공간을 찾게 해 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그동안 동대문구는 공원 녹지와 도심 가로수 관리를 위해 어독성1~3급의 해로운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의회 구병석 행정기획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20일 구정질문을 통해 "서울시 25개 구청이 가로수 방제용으로 사용한 농약이 독성이 강한 것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할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동대문구도 1~3급 어독성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구병석 의원(전농1동)의 구정질문을 토대로 본지가 취재한 결과 동대문구는 최근 3년간 어드마이어(어독성 3급), 스미치온(어독성 3급), 다니톨(어독성 1급), 만코지(어독성 2급), 바이코(어독성 3급), 세베로(어독성 3급), 깍자바(어독성 3급), 슐탄(어독성 3급) 등 8가지 농약을 연간 약 100리터씩 사용하고 있었다.

어독성 농약은 물에 용해 또는 현탁된 농약 등의 약품이 어패류 등 수생동물에게 장애를 주는 성질로 장애를 준 정도의 물속 독물은 즉시 생물을 사망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치사량 이하의 농도로 생물체내에 축적된다. 독성의 강도는 일정시간 후의 반수치사농도로 나타나는 것이 많다.

특히 지난해 47리터를 써 동대문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어드마이어' 농약은 꿀벌독성이 강한 약으로 도심 꿀벌이 사라지게 한 원인이 된 농약으로 밝혀져 인위적인 자연훼손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에 구 관계자는 "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농약은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약품은 사용하지 않는다"며 "어독성 1~3급에 해당하는 농약이지만 수생생물 서식처와는 무관한 공원 및 녹지대 등에 주로 사용 중으로 농약이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 더군다나 농약은 많은 비율을 희석해 쓰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어독성 농약은 물가 근처가 아닌 공원에만 사용하더라도 바람에 의해 날아가거나 빗물에 씻겨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등 농약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주민들은 "농약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자살할 때 쓰는 독극물이다. 물론 조경 관리를 위해 농약이 필요하다면 써야겠지만 자주 들리던 공원에 1~3급의 독성이 높은 농약을 쓴 나무들이라고 생각하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려고 갔는데 오히려 농약으로 더렵혀질까 왠지 꺼려진다"며 "분명 해충에게도 안 좋은 약은 사람에게도 안 좋을텐데 면역력 약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농약 사용을 자제하고, 농약을 썼다면 반드시 언제 어떤 성분에 얼마의 양을 썼는지 알렸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아울러 이번 취재결과 동대문구는 법까지 어겨가며 공원과 가로수 등에 농약을 사용하고 있었다. '농약관리법'에 따르면 농약은 작용대상 작물 이외에는 가로수에 살포·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기면 구청장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동대문구가 사용하고 있는 농약은 모두 작물 이외에 사용돼서는 안 되는 농약으로 구청장은 동대문구에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이에 구 관계자는 "농약관리법상 농약은 해당 작용 작물 이외에는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공원, 가로수 등 생활녹지에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품이 있지 않아 부득이하게 병해별로 작물용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가로수 등 생활권 녹지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약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우리 구 예산 실정 등 현황에 맞게 친환경 농약으로 바꿔 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구병석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분명 동대문구가 잘못된 행정을 하고 있다면 즉시 중단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로수에 대한 농약 사용 조례가 없다면 조례를 개정해 법에 맞게 행정을 펼쳐야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관리를 위해 농약관리법까지 어겨가며 몸에 해로운 농약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올해에는 이미 구에서 사용할 농약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라도 내년에 사용될 농약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하고 도심공원에 사용이 금지되는 유해성 농약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되도록이면 친환경 농약을 쓰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약을 살포하기 전에는 살포 시기와 농약에 대한 유해성에 대해 주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공지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대곤 기자
hub@ddmnews.com

<사진 설명>동대문구 공원과 가로수에 사용하지 말아야할 농약을 썼다고 밝히는 구병석 행정기획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