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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을 짜라
노정권의 실정에 힘입어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가 새정부 출범 준비로 부산해지면서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급한 민생을 안정시키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노정권처럼 민심이 돌아앉게 될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딱한 것은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사람들의 처신이다. 이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알량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몸부림을 치거나 정체성 운운하며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 내내 신장개업을 한다고 부산을 떨더니, 이제는 옷과 기수를 바꿨다고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있도록 표를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또 달콤했던 영화를 잊지 못한 사람들이 제3지대 신당 운운하며 낡은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있다. 무너진 집의 세간을 차지하려고 싸우지만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마땅히 참회해야 할 자들이 참회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남의 집 후보였던 사람을 자기집 간판으로 내세운들 무엇하며, 영국노동당을 흉내 낸들 어떤 감동이 있겠는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개개의 사람들이 돌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나라가 망해가던 한말에 얼마나 많은 애국자들이 몸과 마음을 던져 구국에 나섰던가. 그러나 망국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래서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철저하게 망해야 정신을 차릴 터이니 망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4월 총선에서 전멸해야 비로소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냉소주의 이외의 무엇도 아니다. 어느 경우이든 현재의 지리멸렬한 상황을 방치한다면 낡은 정치세력들과 권력을 탐하는 인물들이 호남표와 전국구를 가져갈 것이고, 초국적 자본에 충성을 맹세한 세력들이 온건합리주의의 탈을 쓰고 국내정치기반을 확보하는데 이용당할 것이다.
그런 지리멸렬한 야당세력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건강한 비판과 견제가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적어도 제대로 된 야당이 될려면 첫째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구조적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장기간의 내수침체와 실업증가는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위기의 표현이었다. 노정권과 그 집권세력들은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경제위기론을 부정하고 빈껍데기 경제성장률에 매달려 결국 민심이반을 자초했다. 둘째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올바른 방향을 잡으려면 야당세력의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하다. 셋째, 야당세력의 대안이 신뢰를 받으려면,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필수적이다. 전면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표를 던졌던 국민들의 바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민들의 생활을 좀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권력이 그러하고 지난 정권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권 운영과정은 국민의 기대와 멀어지는 과정이었고, 그런 조짐들은 인수위 면면들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정책실패의 장본인들이 새 정권에서 고개를 다시 들고 돌아다니고 IMF를 초래했거나 국부를 유출시키는데 책임 있는 인물들이 새정권에서 부활하고 있는 현상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지금과 같은 국정실패 세력이나 국민들의 절실한 현실적 요구를 외면해온 세력들이 지역주의에 기반하여 다시 신장개업식으로 등장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정 국민을 위한 길로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집권세력에 참여해왔던 사람들의 솔직한 참회와 반성, 백의종군이 전제돼야 한다. 국민의 고통과 절망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낡은 이념에 충실했던 기왕의 정치활동을 벗어던지고, 국민과 함께 가는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이 나와야 국민들은 비로소 기대를 하게 될 것이다. 또 기존의 정치판에 참여하지 않았던 인물들도 과감하게 야당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
그러려면 새 인물들과 참회한 사람들로 완전한 ‘새판’을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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