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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뿔났다… 광고수익 늘리려고 ‘대왕 세종’ 옮겨?(동아닷컴)

말글 2008. 4. 22. 09:36
시청자 뿔났다… 광고수익 늘리려고 ‘대왕 세종’ 옮겨?

 


 
프로그램 개편 KBS, 시청률 하락 역풍
 

‘시청률은 하락, 광고 수입 증가는 글쎄.’

KBS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봄 개편에서 1TV의 주말 대하드라마 ‘대왕 세종’을 2TV로 옮기면서 광고 수익 증대를 도모했으나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TV에서 방영되던 ‘대왕 세종’(토·일 오후 9시 40분)은 5일부터 2TV 오후 9시 5분으로 옮긴 뒤 13일까지 14.8%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개편 전인 3월 평균시청률 18.7%보다 3.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 프로그램의 1∼3월 평균 시청률은 20.1%였다.

 

KBS 메인 뉴스인 1TV ‘뉴스9’와 시간대가 겹치게 된 것이 시청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왕 세종’의 시청자 게시판에서 누리꾼 임미선(yogikaji) 씨는 “뉴스가 끝나고 대하드라마를 봤는데 뉴스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드라마를 보느냐”며 “인터넷 다시보기를 이용하지만 속상하다”고 말했다.

 

KBS ‘뉴스9’의 시청률도 개편 뒤 하락했다. ‘뉴스9’의 4월 주말(13일까지) 평균 시청률은 11.9%로 2∼3월 주말 평균시청률 13.9%보다 낮았다.

 

방송 시간대를 옮긴 다른 KBS 프로그램도 고전하고 있다. ‘대왕 세종’의 이동으로 방송시간이 일요일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 10분으로 바뀐 ‘개그콘서트’의 4월 평균 시청률(13일까지)은 11.6%로 1∼3월 평균시청률 16.1%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홍화수(pwsx) 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개그콘서트를 본 뒤 오후 11시 넘어서 잠자리에 든다”며 “가족들이 함께 보던 것이어서 못 보게 할 수도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토요일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방송 시간을 옮긴 ‘연예가중계’도 4월 평균시청률(7.2%)이 1∼3월 평균시청률(10.7%)보다 낮았다.

 

방송가에서는 KBS가 봄 개편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한 관계자는 “개편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두세 달은 걸릴 것”이라며 “지금처럼 시청률 하락 양상이 이어지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