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위한 교육정책 내놓을 사람 뽑히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둔 22일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한 목소리로 "진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뽑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은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을 바꿀 수 있는 인사가 선출되기를 희망했으며 교사들은 정당 개입 등 선거가 과도한 정치색을 띠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부모들의 경우 서울에서 처음 직선으로 교육감이 선출된다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번 선거가 첫 교육감 직선제인데도 불구하고 대선이나 총선처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 학부모 "선거 중요성 알지만 정보 부족" = 학부모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가 초중등 교육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인물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각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김모(39.여)씨는 "서울시 교육감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냐에 따라 교육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 같아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투표에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같은 직장인은 오는 30일에 투표를 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데 선거 자체나 각 후보의 공약들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각 후보진영이 더 많이 뛰어 공약을 적극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회사원 강모(50)씨는 자신이 선택할 후보의 기준을 내심 마련한 상태다.
그는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아직 비교중"이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상황에서 교육계도 상호 경쟁을 통해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공약을 내 건 후보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고교 2학년인 김모(48.여)씨는 "교육감 직선제 보도를 신문에서 본 기억은 있지만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학부모 입장에서 후보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이대로라면 교육 관계자들만이 참여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학생 "경쟁위주 교육은 이제 그만" = 학생들은 투표권은 없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을 바꿀 교육감이 뽑히길 기대하고 있다.
고교생 주연희(18)양은 "투표권은 없지만 쉬는 시간에 아이들끼리 선거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다"면서 "학생들이 경쟁에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잘 알아주는 교육감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학생이 학교자율화와 관련된 공약에 관심을 보였고 특목고나 고교선택제와 관련한 공약에 대해 의견을 펴는 학생들도 있었다.
중학생 조수희(15)양은 "어떤 후보는 야간 자율학습을 통해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결국 학원에 밤늦게 다녀오라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고등학생 오준섭(17)군은 "특목고가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일반계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중학생 권순지(14)양은 "지금도 특목고에 가야 한다고 주위로부터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고교선택제까지 도입되면 중학교까지 입시지옥이 될까봐 겁난다"며 "경쟁 위주의 교육을 바꿔달라"고 말했다.
◇ 교사 "교육정책에 정당色 지양해야" = 일선 학교에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교원 평가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서울의 교육정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가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H고교 교사 박모(32)씨는 "서울시 교육 전반에 걸쳐 인사와 예산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교사들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어떤 후보가 뽑힐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박 교사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입정책은 여전히 국가적 틀에서 결정되는데 서울시 교육정책만으로 영어집중화나 사교육 등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 유모(32)씨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교육감을 뽑는다는 것은 그만큼 교육계도 민주화되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좋지만 과도한 정치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일반 국민들은 교육감 선거에 큰 관심이 없고 구체적인 정책도 잘 모르는데 이처럼 무관심 속에서 선거가 치러지면 올바른 교육비전을 가진 사람이 뽑히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정치색을 내기 보다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정책을 알리는 방향으로 선거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bj@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7/22 08:00 송고
'6.1`시장·교육감선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초청 TV 토론회 개최 (0) | 2008.07.22 |
---|---|
공교육 붕괴, 교원평가, 자사고... 교육감 후보들은? (오마이뉴스) (0) | 2008.07.22 |
공정택 후보와 이규석 전 예비후보 (0) | 2008.07.21 |
이규석 전 예비후보, 공정택 후보 선대위원장 수락 (0) | 2008.07.21 |
서울특별시교육감선거 후보자 명부 및 공약 (0) | 2008.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