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예상 시나리오 [중앙일보]
공정택 당선 땐 고교 골라 진학 가능
주경복 당선 땐 학교 시험 대폭 줄어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보수성향의 공정택(기호 1번) 후보와 진보성향의 주경복(기호 6번) 후보의 양자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는 같은 정책에 대해 상반된 공약을 내걸었다.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서울시의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최모양과 고등학교 1학년인 김모군의 예로 각 후보가 교육감이 됐을 때의 교육현장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본다.
#1 최양은 동네에서 조금 떨어졌지만 자신이 가고 싶던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됐다. 공 후보가 교육감이 된 후 최양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0년부터 추첨식 고교선택제를 시행하는 것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교육감 시절부터 이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고교선택제는 신입생의 50∼70%는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학군에 따라 학교를 강제 배정하던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최양은 각 고교가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교육과정·건학이념(종교 포함)과 같은 정보를 토대로 지원 학교를 골랐다.
과학고·외고와 같은 특목고도 몇 개 더 생겼다. 민사고와 같은 자립형 사립고,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로 만들어진 자율형 사립고도 세워졌다. 최양은 선택할 고교가 많아졌지만 그냥 직접 선택한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을 결심했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다소 모자라기 때문이다.
최양은 중학교 때 학력진단평가시험에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한 뒤 특별수업을 받았다. 성적에 따라 이동 수업도 받았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실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공 후보 측 관계자는 “공 후보가 교육감이 되면 학교 간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워 평준화를 보완할 것”이라며 “고교선택제는 시행 전이지만 이미 혜원여고 등 일부 학교는 기숙사를 짓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양의 어머니 이모(45)씨는 “모든 부모가 좋은 고등학교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여건이 안 되는 점이 있다”며 “선택의 폭이 넓은 건 좋지만 특목고나 자사고를 보내려면 중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으며 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2 2010년 김군은 고3이 됐다. 예전에 선배들은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했지만 김군은 일찍 집에 간다. 학원도 밤 10시면 끝난다. 교원평가제의 도입이 유보되면서 선생님들도 느긋해졌다. 친구 중에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특별반에서 보충수업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 반에서 수업을 받는다. 고1 때 한창 얘기가 돌았던 수준별 이동 수업은 사실상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진단평가시험도, 사설 모의고사도 없어졌다. 대학 입시에 앞서 실력을 좀 가늠해 보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석차를 매기지 않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주경복 후보가 교육감이 된 후 학교 생활이 한결 느긋해진 것이다.
외고에 다니는 김군의 친구는 요즘 고민이 많다고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한다며 교육청이 제재를 가할 거라는 둥 여러 가지 얘기가 돌기 때문이다. 고1 때까지 얘기가 한참 나왔던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형 사립고는 새로 생기지 않았다. “후배들은 우리 학교를 지원해서 입학할 수도 있다더라”는 이야기도 사라졌다. 시교육청이 추진하던 고교선택제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주 후보 측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고교선택제는 사실상 고교등급제로, 특정 지역 학교를 입시 명문고로 만들고 학교를 서열화할 수 있다”며 “당선되면 고교선택제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주 후보의 공약에 대해 김군의 어머니 박모(49)씨는 “학교에서 경쟁을 안 하고 시험도 안 보면 공부도 제대로 안 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래도 학원이나 과외를 더 찾을 같다”고 예상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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