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의정☆자치행정

조규영 서울시 의원(뉴시스)

말글 2008. 8. 5. 17:51

조규영 서울시 의원
기사등록 일시 : [2008-08-05 15:40:51] / newsis.com All rights reserved

  서울=뉴시스】 사회복지사로 최일선 현장에서 17년간 근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회 조규영 의원(열린우리당)이 서울시와 실천현장의 전문가, 시민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조규영 시의원실 제공)/김종민기자 kim9416@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시의회 김귀환 의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되고 돈을 건네받은 시의원 30명이 입건되면서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더욱 증폭하고 있다.

이때문에 '패닉상태'인 서울시의회,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진행하고 있는 지방의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106명의 시의원 중 5명에 불과한 소수 야당인 민주당의 조규영 의원(비례)은 "먼저 당적을 떠나서 같은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압도적인 거대정당 안에서 살아남기

조 의원은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현금 수수 의혹도 있는데 이 부분들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오랫동안 시의회 활동은 정상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그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강조하며 모든 의원들(소수당 포함)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우린 늘 좌절해야 했다"며 "또 우리가 문제를 인지한다해도 그들은 소수당인 우릴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결국 자기들은 같은 당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서로 덮어주고 감싸주기에 급급했다"며 "그래서 늘 숨길 수 없는 상황, 수습하기 힘든 상황으로까지 늘 일이 번졌다"며 이번 뇌물사건도 그런 맥락의 일환이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할 일은 했다

17년간 사회복지사 활동을 하다 2006년 7월부터 시의회 활동을 시작한 그는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시의원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분야는 민관협동으로 진행된다. 관(정부)은 정책을 만들고 그게 필요한 예산을 수립하며 민간단체는 그 예산을 갖고 정부의 정책을 현장에서 실현한다. 그리고 그 실행과정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어려운 부분은 정부에 말해 정책이 개선되는 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조 의원은 "정부가 민간기관을 마치 하부기관처럼 다뤄 정책개선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동양육시설의 경우 과거에는 고아원 위주라 아이들을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주 업무였지만 지금은 붕괴가정 아이들이 많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많다"며 "하지만 정부에선 그 부분을 감안하지 않아 정책과 현장 사이에 괴리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건의로 인해 1차적으로 임상심리상담사를 아동양육시설에 배치하는 등 그 괴리감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복지 현장과 집행부 사이에서 그는 '다리'의 역할을 하며 점차 소통의 확장의 꾀하고 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그는 사실 올해는 교육문화위원회를 1지망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사회복지 영역 중 학교 부분을 정책적으로 확립하고 싶어 교육위에 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교육위는 워낙 인기 있는 곳이라 한나라당 위원들도 서로 가고 싶어해 다른 당에는 자리를 못 내주겠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어 "교육위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신경써야 하는데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기 지역 학교 예산 배정에만 관심을 갖는다"며 "교육위원회가 자기네 선거구 내 학교 예산을 배정하는 것만 논의하는 구조가 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결국 조 의원은 2지망이었던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재경위는 시 별도 예산을 갖고 학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는 그나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울시는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며 "오 시장은 환경, 디자인 등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만 신경을 쓸 뿐 정작 복지 분야에 대한 대안 마련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시 집행부와 오 시장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서울시의회의 사회복지 전문가

조 의원은 지난 2년간 다양한 사회복지 정책을 추진했다.

6월 그는 청소년수련관 수영장에도 '생리할인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청소년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의결했다. 이 안에 따르면 청소년수련관 내 수영장을 이용하는 13세 이상 55세 이하의 여성은 한 달 등록비 중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3월에는 제172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의 정신보건 정책을 분석하고 입원치료 위주의 의료보호대상 정신질환자 정책을 지역사회 중심의 재활·치료정책으로 변화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해에는 장애인 화장실, 여성 노숙인 전문 재활쉼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 학사, 사회복지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친 뒤 2006년 서울시의회에 입문했다. 17년의 사회복지사 경험을 살려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재정경제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이현주기자 lovelypsych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