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시장·교육감선거

孔 교육감 실언 연발… 벌써 레임덕?(조선일보)

말글 2008. 9. 14. 14:04

근무시간에 기도회 참석 종교편향 논란에 기름부어

교육환경 악화 이유로 임대아파트 반대하기도

정성진 기자 sjchu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공정택(孔貞澤·74·사진) 서울시교육감이 평일 근무시간에 교회에서 열린 '서울교육 발전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공 교육감은 지난달 12일 오전 기독교 학교 연맹 소속 88개 학교로 구성된 서울교육발전위원회가 신일교회에서 주최한 '서울교육 발전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9월 3일 보도

이 소식은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에 불만이 가득한 불교계를 더 흥분시켰다. 공 교육감의 실언(失言)은 그것뿐이었을까? 따져보면 공 교육감의 설화(舌禍)는 이번 한 번뿐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내부에서는 "공 교육감이 자기 경력을 생각했다면 이번 기회 참석을 당연히 피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공 교육감이 자기 매제가 만든 남서울대 총장을 6년간 지냈는데, 이 재단이 기독교 정신을 건학(建學)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 교육감은 7월 30일 교육감으로 당선된 지 보름도 안 지난 8월 12일 근무시간에 기도를 하러 갔다. 교육감 측은 "종교에 편향돼 간 것이 아니고 다른 종교를 건학 이념으로 하는 학교에도 갈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찾기 힘들다.

공 교육감은 8월 25일에도 구설수에 올랐다. "청와대에 가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는 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공 교육감의 이 말은 마치 청와대가 개입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공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가 한창 진행되던 7월에도 임대 아파트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5월 19일 강남구 수서2지구 임대아파트 사업에 대해 '교육환경이 열악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 재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게 두 달 뒤 밝혀진 것이다.

이 내용이 공개되자 전교조의 지원을 받는 후보들이 공 교육감을 공격했고. 공 교육감은 "몰랐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회의록을 통해 그가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었음이 들통나 다시 곤욕을 치렀다.

교육감이 된 뒤에는 내부에서 "공 교육감이 특정 지역 출신 인사 4~5명만 챙긴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벌써부터 공 교육감의 임기가 2010년 6월 30일에 끝나는 것을 노려 이미 몇몇 인사가 다음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공 교육감의 레임덕이 벌써 시작됐다는 뜻이다.

전교조 소속의 한 교사는 "이렇게 사고를 많이 치는 공 교육감한테도 졌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전교조 조직 내부에서 현 지도부를 불신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9.13 03:17 / 수정 : 2008.09.13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