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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 잘 사용해도 불편없이 살 수 있다"(연합뉴스)

말글 2008. 10. 7. 11:22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한글이 창제된 지 560여 년이 지났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빈약하기만 하다.

   기껏해야 한글은 세종대왕이 '나랏말씀이 중국과 달라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음'을 안타까이 여겨 만들었다거나 한글로 지어진 첫 번째 책이 '용비어천가'라는 식의 단편적 지식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최근의 '영어 광풍'까지 곁들여져 한글의 위상이 흔들리는 지금, 562돌 한글날(9일)을 앞두고 한글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며 한글의 의미를 되새긴 책이 출간됐다.

   최경봉 원광대 국문과 교수와 시정곤 카이스트 교수, 고(故) 박영준 부경대 국문과 교수가 함께 쓴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책과함께 펴냄)은 한글 창제의 동기에서부터 정보화 시대에 한글의 가능성까지 한글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한 29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책은 '한글은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연산군은 한글 사용을 탄압했다?', '글자의 이름과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한글날은 왜 10월9일일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한글의 창제과정과 한글이 대중에게 파급된 경로, 한글 속에 담긴 숨겨진 질서, 오늘날의 한글 맞춤법이 완성된 과정 등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설명한다.

   책은 이어 현대의 정보화시대 한글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중국어는 한자의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몇 번의 절차를 거쳐야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지만 소리글자인 한글은 발음 자체가 표기로 변해 쉽고 빠르게 언어를 정보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미래의 의사소통 방식에도 다른 어떤 문자보다 위력을 떨칠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한글은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졌고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깨달음이 '한글만 잘 사용해도 이 땅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권리의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80쪽. 1만2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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