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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보내려고 집 파는 유일한 민족(조인스닷컴)

말글 2009. 1. 28. 23:45

“빨리빨리”로 일궈낸 IT 초강국의 유전자는? ③ [조인스]

유목민족의 진취성·호전성+농경민족의 교육열·탐구심…“한국의 시대 새로 열린다!”
한국인의 DNA 특질

학원 보내려고 집 파는 유일한 민족

 

우리는 유목민족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이후 농경민족으로의 삶을 체화했다. 단적인 예로 한국인들의 유별난 교육열을 들 수 있다. 다시 이덕일 박사의 말이다. “고구려에는 무예와 학문을 가르치는 경당이 있었습니다. 고구려 역시 유목민족이었는데, 다른 유목민족에서는 이런 교육기관을 찾아볼 수 없었죠. 백제·신라도 모두 국가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교육열은 농경민의 특징입니다. 일찍부터 우리에게는 학문을 중시하는 민족적 특질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자식이 수학능력시험을 보러 가면 그 교문 앞에서 염주를 굴리고 두 손 모아 울며 기도하던 풍경…. 한국의 교육에 대한 집착은 외국인들에게는 희한한 모습으로 비쳐져 각종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열기가 과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사교육에 무리하게 투자해 가계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한국은 가족이 있어도 혼자 따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아빠와, 아이 학원비를 대기 위해 파트타임 일을 마다하지 않는 엄마가 사는 나라다. 과도한 교육경쟁은 이처럼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빠르게 문맹률을 낮추고 의무교육을 도입했던 사실이 숨겨져 있다.

지식산업·지식사회의 시대에 교육열은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더 클 것이다. 사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조선조에 유교문화와 선비정신이 중시되면서부터 숭문사상이 널리 퍼졌다.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치솟은 것이 바로 사교육시장이다. 소를 팔아 자식 대학에 보내는 한이 있어도 고향의 부모들은 교육이 최우선이었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1950년대 이후 의무교육을 받고 나온 한국의 폭넓은 노동인구는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산업화 과업을 수행하는 데 훨씬 적합했다.… 한국 학생은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 졸업할 때쯤이면 미국 대학 3학년 수준의 실력을 갖추었다.” - 브루스 커밍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에서 피사(PISA) 테스트는 OECD가 2000년부터 회원국가들을 대상으로 만 15세 청소년의 독해·수학·과학 등의 학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3년마다 실시하는 이 테스트에서 한국 학생들은 핀란드 청소년들과 함께 매번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2008년에는 미국 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12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돼 출신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열광적인 투자는 지속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 국민이 교육계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은 엄청나다.

평준화를 지향해온 공교육의 방향이 경쟁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열정만큼은 어느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의 교육, 앞으로는 그 동안 소홀했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국제경쟁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세계적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비빔밥을 꼽는다.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채식이 유행하며 번지는 형상이다. 나물 몇 가지를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에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 입맛이 없을 때 대충 남은 것들을 섞어 비벼 놓으면 희한하게 군침을 돌게 만든다. 매콤한 고추장과 담백한 나물, 고소한 참기름이 한데 뒤섞여 그럴싸한 메뉴로 거듭나듯, 최근 우리 산업계에도 ‘비빔’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심지어 “한국 기술 융합의 미래를 보려면 비빔밥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합하고 섞는 ‘비빔밥의 철학’

어디를 가나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간절히 찾는 요즘, 한국의 기업들은 기술 간 융합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얻는다. 방송과 통신이 서로 통하며 방송통신융합미디어를 탄생시켰다. 신에너지 개발 기술과 자동차공업이 결합해 전기나 수소로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었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분야 간 장벽이 낮아지는 요즘 앞서나가는 기업이라면 어디든 기술 결합을 두고 뜨거운 논의를 벌인다.

지식인사회에서 통섭(‘지식의 통합’.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은 이미 해묵은 주제가 됐다. 뒤섞고 비비고 흔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한국인에게 더 쉬운 작업일 것이다. 장벽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두려움이 없는 유연성, 많은 학자는 이것이 우리나라가 이민족의 침략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 민족은 5,000여 년 동안 질기게 제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기 70년 이후 로마의 탄압을 이기지 못해 나라 없는 민족으로 1,800여 년 동안 유랑한 민족이다. (중략)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일신에 대한 신념이 워낙 강해 로마제국의 다원종교를 용납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방법론에서 모든 종교와 권위를 수용하는 유연성으로 공존의 길을 열어놓고 살았다.” - 백석기, <한국인의 성공 DNA>에서

유목민족이 북에서 내려와 남쪽의 농경민족의 문명 속에 녹아들듯 유연성은 한민족 고유의 특수한 기질이자 강점으로 내재해 있다. 놀라운 가능성은 이미 우리 안에 잠들어 있다. 냄비근성은 열정으로, 조급함은 스피드 경영으로, 시기와 질투심은 경쟁의식으로 승화한다면 세계적 불황도 별 탈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 이것만은 반성하고 넘어가야!”
김을동 의원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 분야’를 입수해 발표했다. 익히 알려진 대한민국의 추한 이면 중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린 이야기였는지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자살률 - 2006년 조사 결과 사망 원인의 21.5%가 자살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인구 10만 명당 평균 24명이었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45.2명으로 나타나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낙태수술 - 출생아 대비 낙태 건수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낙태건수 1위에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신생아의 80%에 육박하는 34만 명의 태아가 임신중절을 통해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제왕절개 분만율도 10명 중 4명 꼴로 일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음주량 - 1999년 세계보건기구가 펴낸 ‘알코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2위로 나타났다. 사실 이것은 한국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주정을 술의 한 종류로 착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출고량을 원액으로 한 번, 소주로 한 번, 이렇게 두 번 계산하니 14.4 ℓ라는 잘못된 통계가 나온 것이다. 실제로 알코올 소비량은 재정경제부가 집계한 7.6ℓ다.

·노동시간 -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연 2,261시간, 단연 세계 최고다. 2,000시간을 넘는 유일한 국가로 OECD 기록에 남아있다.

·성형 -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의 2002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성형건수 1위는 단연 미국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5위였다.


박미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