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철학, 신앙을 소개한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가 출간됐다.
김 추기경이 발행인으로 있던 가톨릭출판사의 주간으로 1970년대 추기경을 가까이 접했던 수원대 명예교수이자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인 구중서(73) 씨가 고인의 생애를 돌아보고 현실 참여의 신학적 배경 등을 분석해 평전을 냈다.
구 회장은 "추기경은 교회의 현실 참여를 주된 내용으로 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실천한 분"이라며 "독일 유학을 하며 접했던 바티칸 공의회가 삶의 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평전에서 "기복 성향의 기도에 자족하는 신자들의 교회는 잠든 교회다. 하물며 불의의 독재정치로 인권과 민주주의가 없는 암흑의 시대에 교회가 침묵만 지킨다면 그리스도가 짊어진 십자가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며 김 추기경의 현실 참여 배경을 설명한다.
특히 1971년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성탄 미사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영구 집권 기도를 비판한 강론에는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이 배어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1990년대 말 김 추기경이 진보 진영에서 받았던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예컨대 국가보안법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견해는 '선통일주의'의 피상적 한계를 지적한 것이지 냉전 의식의 산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리혀 김 추기경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들을 보호하고 옹호했다고 상술한다.
구 회장은 작년 10월 김 추기경이 한때 위중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간 수집했던 자료를 모아 평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면서 "추기경이 품었던 교회의 사회 참여의식과 함께 추기경의 면모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에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1년 가톨릭잡지 '창조'의 편집주간을 맡으면서 발행인이었던 김 추기경과 만나 40년 가까이 인연을 맺었고 그것이 평전을 낸 계기가 됐다.
그는 "김 추기경의 신앙에서 비롯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실례를 들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밝히고자 노력했다"며 "추기경의 삶 전반을 짚었지만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더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만드는집 펴냄. 208쪽. 1만2천원.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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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2/28 10: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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