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예산으로 일자리 부풀려 ‘또 알바만들기’ | |
28만명에 3조3천억 투입 그쳐 ‘1인당 1178만원’ 한시적 저임금 근로 양산에 규모도 턱없이 부족 | |
![]() |
![]() ![]() ![]() |
|
19일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추경) 예산 일자리 사업은 양과 질 모두에서 허점이 많다. 재정투입을 통해 만들어내는 일자리 규모가 그리 크지 않는데다, 대부분의 일자리도 한시적인 저임금 아르바이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회서비스 확충 등 중장기적 고용 구조 개선보다는 적은 예산으로 우선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데 더 초점을 둔 까닭이다.
정부가 추경에 반영할 일자리 관련 예산은 모두 4조9천억원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28만명(연인원 55만명)에게 새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22만명의 일자리가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일자리 추경에는 지난 12일 ‘민생안정 긴급지원대책’에서 이미 발표한 2조원 규모의 ‘희망근로 프로젝트’(6개월간 월 83만원씩에 40만명 고용)가 포함돼 있다. 이를 빼면 고용난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규모는 2조9천억원이다. 게다가 이 돈에서 실업급여 확충에 쓰는 1조6천억원을 빼고 나면, 일자리를 새로 만들거나 지키고, 미취업자를 교육·훈련하는 데 쓰는 돈은 1조3천억원에 그친다. 이 돈으로 새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는 연간 7만5천명이다.
희망근로를 포함할 경우, 일자리 창출 예산은 3조3천억원이다. 이 돈으로 28만명에게 일자리를 준다면 1인당 재정투입액은 1178만원이다. 1인당 연간 1300만원을 쓰는 ‘숲 가꾸기’ 사업보다도 일자리의 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조원을 투입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경우 40만명에게 6개월간 월 83만원을 준다. 중소기업 인턴 채용 때 임금 70% 지원, 4개월짜리 학습보조 인턴교사 2만5천명 채용 등에도 3052억원을 쓰는데, 이 돈으로 6만8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1인당 재정투입액은 448만원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불안정 일자리만 확산시키는 대책”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사·민·정 합의’에 동참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종각 정책본부장은 “공공근로나 다름없는 일자리만 잔뜩 늘렸을 뿐,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확대가 극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일반지출로 잡은 예산이 적고, 대부분을 고용보험기금 등에서 쓰겠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성명에서“6~10개월짜리 ‘아르바이트’와 같은 인턴제도는 근본적인 고용정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1~2년 뒤 사라질 단기근로를 양산해 ‘나쁜 일자리 증가’라는 한국사회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임금의 한시 일자리를 연간 28만개 새로 만드는 것으로 당면한 고용한파를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 2월 취업자수는 1년 전에 견줘 14만2천명 줄었고, 늘어난 인구를 감안하면 4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실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고용 사정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정부는 이른바 ‘녹색 뉴딜’ 사업 등에 대한 추경예산을 발표하면서,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를 추가로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남구 황예랑 기자 jeje@hani.co.kr
'자유게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상반기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 발령(출처/경찰청 홈피) (0) | 2009.03.22 |
---|---|
물의 도전 ① 기후변화와 함께 온 충격(연합) (0) | 2009.03.20 |
WBC- 한국, 일본 제압..2회 연속 4강(연합) (0) | 2009.03.18 |
김연아의 고민은?…"연습 방해 받았다"(SBS) (0) | 2009.03.15 |
"나는 가짜 아니다"(YTN) (0) | 2009.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