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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저작권법 위반, "경찰 검찰과 직접 상담해라"(대자보)

말글 2009. 8. 6. 11:34

청소년을 '전과자' 만드는 저작권법, 당신의 상식은?(대자보)
우리나라가 인터넷게임 강국? 일부 로펌 무차별 고발로 전과자 양산 위기
 
이백수
누구든지 경찰서나 검찰로부터 출두하여 줄 것을 요청받으면 죄가 있든 없든 망설이고 괜시리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저작권법 제136조에는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의 규정에 따른 권리를 제외한다)를 복제·공연·공중송신·전시·배포·대여·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거기다 지난달 2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상습적으로 불법 파일을 퍼올리는 업로더에 대해 해당 불법 유통채널인 P2P나 웹하드의 계정을 최대 6개월간 정지시키는 계정정지 명령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개정 저작권법이 예정대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3번이상 경고를 받고도 다시 불법 파일을 퍼뜨리는 업로더의 P2P나 웹하드의 계정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당 OSP 업자에게 계정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OSP가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사용 중 부지불식간에 수많은 저작권 침해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실정으로 최근 일부 로펌 등이 인터넷상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고소를 하고 있는 결과 수많은 청소년들이 ‘전과자’가 될 위기에 몰려있다.
 
▲     © CBS노컷뉴스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아이들의 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처음이고 하니 80여만 원을 보내면 없던 것으로 할 수 있다”고 연락받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일부 ‘로펌’이 불러주는 계좌로 송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검찰청은 저작권법위반 전력 없는 소년(만 19세 미만)으로서 그 침해 행위가 우발적인 경우 1회에 한하여 조사 없이 각하 처분하고, 저작권을 침해하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불식하기 위하여 2009. 3. 1.부터 1년 간 한시적으로 각하 처분하고, 이후의 침해사범에 대하여는 엄정하게 처리 할 예정이라 밝힌바 있다.

다만, 사안이 극히 경미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저작권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하며, 성인의 경우에는 초범이라도 기소를 원칙으로 하되 기소유예를 할 경우에는 가급적 ‘저작권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저작권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저작권에 대한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제도로서, 서울중앙지검에서 2008. 7. 1.부터 시범실시하고 있는 것을 이번에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저작권 교육은 청소년들이 손쉽게 저작권에 대하여 이해하고 올바른 저작물 이용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며 교육 미이수자에 대하여는 사건 재기하여 담당 검사의 판단에 따라 기소 등 통상 절차에 따라 처분하게 되다.
 
아울러 법무부는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SK커뮤니케이션즈, 케이티하이텔, 프리첼, 하나로드림 등 국내 대표적인 7개 포털 사업자들과 함께 체결한 ‘Let's Clean Up!’ 공동 캠페인 업무협약에 따라, 2. 11.부터 오는 4. 10.까지 2개월 간 ‘법무부 주관 7개 포털이 함께하는 저작권 보호 캠페인’ 페이지를 개설하였다.

무심코 저지른 실수 감안 검찰, 한명도 재판 안넘겨

저작권법 위반으로 입건된 청소년은 2006년 611명에 불과했으나, 로펌 및 변호사들이 적극 개입하면서 2007년에 2832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2만3470명의 청소년이 입건됐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지난 3~5월 사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음악·영화 파일 등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된 19세 미만 청소년 1만620명 중 7839명에 대해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각하' 처분을 내렸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한편 북부지검 손기호 차장검사에 따르면 “2009년(금년) 상반기 북부지검에 저작권법위반 사건은 2,505명이 접수되었고, 그중 약 40%에 해당하는 1,002명에 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고 밝혔다

또 “저작권법위반 전과가 없는 청소년의 경우, 법률을 잘 모르고 우발적인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저작권 교육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제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상습성 또는 영리 목적이 있거나 동종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소를 하고 있다” 고 밝혔다.

아무튼 아이들이나 본인이 무심코 저지른 행위로 인해 경찰로부터 저작권위반과 관련해서 출두명령서를 받거나 유선으로 연락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경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는 게 돈과 시간을 아끼는 일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 서울북부지방검찰청     © 이백수

경찰이나 검찰과 직접 상담해라!

요즘은 경찰도 민주화 과정을 거쳐 권위적이지 않고 무척 친절하다. 본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목격한 바에 따르면 동대문경찰서 사이버팀에는 하루에도 저작권위반과 관련하여 여러 명이 출두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의자들은 이런저런 핑계와 심지어 ‘미란다 원칙’등 까지 거론하며 출두하지 않고 경찰을 괴롭혀, 이런 피의자들을 달래는 경찰이 안타깝기 조차 할 정도로 친절하다. 

검찰도 마찬가지로 “전화로 000경찰서에서 저작권과 관련해서 조사받은 사실이 있느냐”며 “그 사건과 관련해서 이번에는 처음이라 기소유예 처분을 할 예정이니 검찰청에 와서 ‘교육을 받겠다’는 각서를 써서 제출해 줄 것”을 요청받으면 출두해 서약서에 이름과 주소 등을 써서 제출하면 된다.

또 검찰청에서 서약서를 서명날인을 할 때 친절하게 전화로 저작권위원회에서 교육날자를 연락할테니 꼭 교육을 받으라고 안내하며, 교육을 받지 않으면 법에 의하여 처벌받을 수 있음도 안내하여 준다. 

이렇게 저작권위원회에서 지정한 날자에 가서 몇 시간을 투자해 저작권 교육을 받으면 평균 80만 원 정도는 버는 셈이고 전과자의 협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거기다 교육내용은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저작권법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하니 공부도 되는 셈이기도 하다.

이렇게 친절한 경찰과 검찰을 제쳐두고 일부 악덕(?) 로펌 등의 위협(?)에 속아 돈을 보내야 할지 심각히 생각하여 볼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법의 틀 안에서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임에도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는 ‘저작권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과연 어느 정도 일까?

한편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저작권보호위원회와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는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이보경, http://www.copyright.or.kr)로 합쳐져 지난달 23일 새롭게 출범했다.
기사입력: 2009/08/06 [11:20]  최종편집: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