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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이계진 의원의 ‘소신’(문화)

말글 2009. 11. 10. 12:31

친박 이계진 의원의 ‘소신’(문화)

“박 전대표 말 따라만 한다면 당직자 자격 없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

 

‘세종시 원안 + 알파’ 추진을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인 이계진 홍보기획본부장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논의 불참’이라는 계파 입장에도 불구하고 11일쯤 공식 출범시킬 예정인 세종시 여론수렴특별기구에 당연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최근 같은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불만을 표시하며 사무부총장의 당직을 사퇴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세종시 원안추진을 강력히 주장한 마당이고, 친박계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9일 “친박은 그런 기구에 참여할 이유도 없고, 참석해서 할 얘기도 없다”고 단정적으로 밝혔지만 이 홍보본부장은 “당직자로서 당연히 논의기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홍보본부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 때 맺은 인연때문에 박 전 대표가 무슨 말을 하든 그대로 따라야 한다면 당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종시에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세금낸 국민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세종시 원안고수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친박인데, 당내 세종시 특별기구에 참여하나.

“당직에 있는 사람이 당정의 중요한 일을 함께 논의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개인의 소신만 갖고 어떻게 당의 일을 할 수 있나. 논의과정에 당직자로서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박 전 대표와 인간적인 관계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세종시를 잘 하기 위해 고민하자면 당직자로서 당연히 논의기구에 들어가야 한다. 아니라면 당직을 그만둬야 한다.”

―대통령이나 친이(친이명박)계는 대체로 행정도시로는 가지 않겠다는 것이고, 친박은 원안대로 하자고 하는데, 이 의원 생각은.

“행정부처가 와야 꼭 충청도에 좋은 건지, 들어가서 논의해 봐야겠다. 당직자로서 나라를 위해 원안고수가 맞다면 원안을 고수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저는 원래 반대투쟁위원회에 소속됐었다. 박 전 대표가 ‘합의 처리해 줬으니 해줘야 한다’는 건 순수한 생각이다. 거기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논의는 하자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이) 충청을 홀대하고, 나라를 망치자는 것은 아니지 않나.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세금낸 국민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당내 갈등이 심한데.

“(친이 친박) 양쪽이 다 정치적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재·보궐선거 때 청와대와 친이계가 합세해서, 정운찬 총리까지 세종시 수정 얘기하는데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은 ‘당론은 원안통과’라고 얘기했다. 이게 무슨 당정이냐. 국민을, 충청도를 바보로 생각하나.”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