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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유시민보다 진보적인 '홍준표'(대자보)

말글 2010. 8. 6. 09:04

손학규·유시민보다 진보적인 '홍준표'(대자보)
사회적 시장경제·재벌 계좌추적권…연일 '담대한 좌파' 발언 쏟아내
 
취재부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의 '반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경제성장의 효과를 가져가는 구조는 잘못됐다. 가진 자만 더 배 불리는 그런 사회로 치닫고 있다"
 
"헌법 119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시장경제 구조는 '사회적 시장경제' 구조로 천명이 돼 있다.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구조만 강조를 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힘 있고 가진 자들만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가기 때문에 국가가 적절하게 규제와 조정을 해야 된다"
 
"한국은 지난 50년 동안 대기업 위주 정책을 해왔고, 자기 회사 주식의 2~3%밖에 갖지 않는 대기업 총수들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상호출자와 문어발식 경영 때문이다. 그렇게 해오면서 중소기업을 쥐어짜가지고 일방적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계속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반한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청구조를 개선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실효성 있는 '재벌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허용할 것이며, 서민 자제는 대학등록금을 면제해주고 그 대신 부유층 자제들이 좀 더 많이 내게 하는 '소득별 대학등록금 차등제 법안'을 추진하겠다"
 
어느 진보정당의 대표가 대선 출정식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진보적 대안을 제시하는 연설 내용이 아니다. 다름 아닌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이 최근에 쏟아낸 발언들이다.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친서민 정책을 펼쳐보겠다며 만든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가 지난 7월 30일 당사에서 가진 첫 회의는 흡사 진보신당의 당무회의를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홍준표 위원장이 한나라당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쏟아낸 발언들은 과연 한나라당이 신자유주의 보수정당이 맞는지 귀를 의심할 정도로 '좌파적(?)'이었다. (☞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 회의(7.30) 발언 내용 보기 )
 
진보신당 대변인도 울고 갈 '대기업·금융기관 때리기'
 
홍 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서민대책특위에서는 정치 문제나 정쟁에는 끼어들지 않고, 오로지 이 땅의 서민들의 애환만 현장에서 발굴하고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나서 그는 작심한듯 한국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와 대기업·금융기관의 폐단에 대해 거침없이 융단폭격을 가했다. 발언 내용만 보면 진보정당의 대변인도 울고 갈 정도였다.
 
홍 위원장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경제성장의 효과를 가져가는 구조는 잘못됐다"며 "수출이 사상 최대의 성과를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는 수출 효과의 혜택이 적다. 그렇다 보니 고용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어려워지고, 대기업만 배 불리는 그런 구조로 경제성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IMF 전에는 한국사회 구조가 6:4의 구조로 갔는데, 지금은 2:8의 사회 양극화가 더욱더 심화되고 계속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가진 자만 더 배 불리는 그런 사회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지금쯤에는 그런 잘못된 경제구조도 개선을 해야 되고, 잘못된 금융구조도 개선을 해야 될 때가 왔다"며 경제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금 은행에는 돈이 쌓여 있는데 서민 대출은 안 되고 있다"며 "특히 정부에서 1년 전부터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소금융제도 같은 경우를 보면, 대출 실적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상 이게 전시적인 측면이 강했다"며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정책의 허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용산참사 이후에 서민주거 대책이 사실상 국회나 각 당에서 요란스럽게 했지만, 실질적으로 서민주거 대책에 대해서 방향이 나온 게 없다"고 정치권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이 외에도 쌀값 폭락, 택시운전사의 박봉, 서민의료 대책 문제 등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친재벌·성장주의자들의 반대, 개의치 않겠다
 
홍 위원장은 앞으로 서민정책특위를 일자리 창출 같은 큰 카테고리보다 작은 주제들을 심도있게 다루고, 위원회 구성도 한나라당 사람이 아닌 각계의 서민대표가 될 만한 사람들을 함께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문제를 발굴해 정책화·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서민정책특위를 서민주거대책소위, 재래시장대책소위, 대기업하청구조개선소위, 서민금융대책소위, 서민영유아대책소위, 농수산물유통구조개선 및 쌀값대책소위, 서민자녀등록금대책소위, 택시대책소위, 서민일자리대책소위, 서민의료대책소위 등으로 작지만 보다 구체적인 주제 별로 10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는 "서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대기업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나 성장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반대를 하고 국가 재정상 어렵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서민을 위한 예산 분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홍 위원장은 또 최근 은행장들의 30억대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은행들이 과거 IMF 때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서 살아난 은행들인데, 이들이 살아난 뒤에 자기들의 연봉 잔치만 하고 사실상 서민대출은 하지 않고 있다.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서민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은행의 대출 관행을 맹비난했다.
 
그는 서민정책특위 위원들에게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청 구조 개선과 금융대책, 여기에 역점을 두고 획기적인 제도 개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사회적 시장경제'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홍 위원장의 이날 발언 중 단연 압권은 한국의 경제질서에 대한 헌법상 규정의 해석 부분이었다.
 
그는 "일부에서는 벌써 반시장 정책이 아니냐는 반발도 나오지만, 헌법 119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시장경제 구조는 '사회적 시장경제' 구조로 천명이 돼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구조만 강조를 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힘 있고 가진 자들만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국가가 적절하게 규제와 조정을 해야 된다는 뜻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소위 금융계에서 자기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재벌과 보수언론 등 신자유주의·시장지상주의자들이 헌법 119조 2항을 한국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독소조항이라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홍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가히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재벌과 보수세력 상당수가 여전히 헌법 119조 2항의 존재를 해악으로 간주하며, 특히 "적정한 소득의 분배"와 "경제의 민주화"와 같은 표현에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민 위해서라면 '관치금융'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아"
 
홍 위원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특히 관치금융 부활 논란에 대해 "미국의 오바마 정부도 이미 관치구조로, 관치금융으로 돌아섰다"며 "미국 같은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나라도 적어도 월가의 모럴 해저드를 들면서 관치금융으로 이미 돌아서 있고, 우리가 지금 추구하려는 '서민을 위한 관치금융'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민을 위해서라면 관치금융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과감하게 정부가 나서서 규제와 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는 경제에 국가 개입을 강조하는 좌파들의 경제관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관점이다.
 
그는 "서민정책특별위원회는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에서 서민 정당으로 간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주고, 앞으로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거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해, 서민정책특위 출범의 취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재벌총수들 2~3% 지분 갖고 문어발식 경영".."재벌 계좌추적권 허용"
 
홍준표 의원은 또 어제(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자신의 거침없는 진보적 주장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50년 동안 대기업이 경제성장을 이끌어가고 주도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성장의 과실을 중소기업과 나눠가지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그런 정책적, 제도적 중심을 세울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청구조 개선, 공정거래위원회에 실효성 있는 '재벌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요구권)' 허용, 서민 자제는 대학등록금을 면제해주고 그 대신 부유층 자제들이 좀 더 많이 내게 하는 '소득별 대학등록금 차등제 법안' 추진, 헌법 119조 제2항에 의거한 국가의 시장경제 조정권 발동 등을 주장했다.
 
그는 "가진 자한테는 자유를 주고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기회를 더 주는 그런 정책을 전반적으로 쓰면 되는 것이지 보수정책이고 진보정책이고 따질 게 어디 있냐"며 "그 기준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하면 국민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부동산값 하향 안정세가 바람직"…부동산 규제 완화 반대
 
그는 또 같은 날 KBS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해 "한국은 지난 50년 동안 대기업 위주 정책을 해왔고, 자기 회사 주식의 2~3%밖에 갖지 않는 대기업 총수들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상호출자와 문어발식 경영 때문"이라며 "그렇게 해오면서 중소기업을 쥐어짜가지고 일방적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계속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반한다"고 말해 재벌경제 체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대한민국 기업의 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살려야 서민경제가 살아나는 것인데, 대기업이 너무 억지 부리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그동안 너무 올라 있어서 지금처럼 하향 안정세로 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건설업자나 PF대출을 일으켜서 무리하게 건설경기 부양을 시도하려는 그런 사람들을 구조조정해야 될 그런 단계에 와 있는 것이지, 또다시 DTI(총부채상환비율)나 이런 것의 규제 완화를 통해서 빚을 내서 집을 새로 사라는 형식으로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려고 하는 것은 거꾸로 잘못됐다"며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에 반대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도를 풀어주는 것에도 부정적이었다.
 
손학규·정세균·유시민, 홍준표보다 진보·좌파라 할 수 있나?
 
사실 홍준표 의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진보적이고 친서민적인 정책들을 제시하며 보수 신자유주의 한나라당을 뛰어넘는 시각을 거침없이 드러낸 바 있다.
 
출총제·금산법 등 재벌 규제 유지, 성인 1인 1주택, 토지 소유 상한제, 반값 아파트 공급, 시민층 자제의 대학 무상교육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진보진영이 신자유주의 여부를 가르는 최대 잣대인 한미FTA 추진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한미FTA는 한국의 사법주권 전체를 미국에 갖다 바친 것으로 이런 협상을 해선 안된다"며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홍 의원은 한미FTA 추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보다 열혈 찬성자였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정세균 현 대표나 노무현 정부에서 의료 민영화를 추진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참여당)보다 진보·좌파적이고 반신자유주의에 가깝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홍 의원이기에 최근 들어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그는 "자유시장 논리대로 다 나서버리면 가진 자만 더 부자 되고 가난한 자는 계속 가난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데, 국가의 시장 개입 문제를 가지고 왜 시장경제 논리를 왜곡시킨다는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런 그가 지금은 한나라당의 서민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이란 사실이다. 그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보다 더 진보·좌파적인 시각으로 연일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재벌·금융기관을 향해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힘 있는 여당의 최고위층 인사의 발언이기에 무게감도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 민주·국민참여당보다 좌파당이 꿈?
 
한편 지난 7월 30일 열린 서민정책특위 첫 회의에서는 다른 위원들의 각오 발언도 이어졌는데, 홍 위원장 못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권영진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친서민·중도실용을 국정 기조로 내세워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왔지만, 사실상 서민들 스스로 느끼기에는 아직도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고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자아비판을 했다.
 
그는 "무늬만 서민 정책이 아니라 친서민 정책을 내실화해야 한다"며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한 기초복지의 문제와 양극화·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보편적 복지 차원으로 확장적 복지를 해나가는 친서민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혁 의원의 자아비판은 더 신랄했다. 그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내놓은 서민 정책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고 효과가 없는 정책, 다시 말해서 폼만 잡는 일시적이고 홍보용 정책들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까 그동안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 대기업당, 기득권 옹호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의원은 "대기업-중소기업 상생과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하도급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다. 그 중 핵심은 납품단가를 어떻게 조정하며 그 조정 주체를 양자가 대등하도록 어떻게 만들 것이냐이고, 아울러서 하도급 대금이 너무 저가가 되지 않도록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해서 그 효과를 반영해낼 것이냐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의원은 홍준표 의원처럼 성장 위주의 경제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의 출범이 기존의 낡은 경제정책의 시각, 말하자면 성장하고 수출하면 일자리 많이 생기고 서민들이 좋아진다는 발상을 근본적으로 깨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출과 내수가 동반해서 우리 경제에 엔진이 되고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부와 당이 마음 속으로 실질적으로 새기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럴려면 먼저 신뢰를 주어야 한다"며 "빠른 시간 내에 SSM(기업형슈퍼마켓)을 규제하는 법이 통과되도록 해야 한다. 또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분양분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분양분을 없애고 임대분만 하게 함으로써 주거복지는 주거복지대로 강화되고 민간 부동산 시장은 정상화되는 실질적인 건의를 하고 하나씩 하나씩 부러뜨려 나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많은 예산들이 논의가 될 텐데, 친서민 정책이 단순하게 빨간 약 발라주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체계적인 정책 변화, 또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의 수정, 축소, 보완 문제 또한 앞으로 전반적인 재정건전성 문제와 서민을 위한 예산 배분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의 수정·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주광덕 의원은 최근 진보진영에서 추진하고 있는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선도적으로 국민들과 대화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문제의식과 관심이 진보진영의 주장까지 뻗쳐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야당, '입에 발린 진보'론 한나라당에게도 명함 못 내민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서민정책특위를 발족시키고 기존의 신자유주의 노선과 다른 관점에서 친서민 정책을 시도하려는 이유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 챙기기 행보 영향도 있지만 6.2 지방선거 패배의 충격이 크게 작용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당내 누구도 예측하지 못 할 만큼의 큰 패배를 맛본 한나라당은 패인을 '부자 정당' 이미지가 강했던 것과 거시적 경제지표가 좋아졌음에도 그 효과가 일반 서민에게 가지 못해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괴리감과 정부에 대한 반발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비록 7.28 재보선에서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면 부자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서민과 중산층의 피부에 와닿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6.2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돼 식상한 '묻지마 반MB와 묻지마 후보단일화' 프레임에 안주하며 변화와 쇄신을 거부하다 7.28 재보선에서 국민의 '종이 짱돌'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는 민주당과 진보정당들. 그들은 지금쯤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의 진보·좌파를 넘나드는 기민한 대응을 보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제는 웬만한 진보·좌파 레토릭 가지고는 한나라당에게도 명함 내밀기 힘들지 않을까.

기사입력: 2010/08/03 [14:13]  최종편집: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