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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핵추진 잠수함용 ‘농축우라늄’ 구매 영국에 타진(조선)

말글 2010. 9. 22. 17:21

이명박 정부, 핵추진 잠수함용 ‘농축우라늄’ 구매 영국에 타진(조선)

  • 조선닷컴

입력 : 2010.09.22 14:52 / 수정 : 2010.09.22 15:17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건조사업(SSX)을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간조선 10월호는 “지난 4월 2일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고든 브라운 당시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에 장전할 ‘핵연료 구입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브라운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U-235) 공급과 재처리까지 담당할 수 있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상태의 우라늄은 농축도가 0.7% 정도, 발전용 원전(原電) 연료는 0.7~5%, 핵잠수함용 연료는 20~90%, 핵무기용은 농축도 95% 이상을 사용한다. 이 대통령이 염두에 두는 원자력 잠수함은 추진체계에 원자력을 사용하며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는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SSN)’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핵잠수함(SSBN)’과는 다른 종류이다.

해군의 첫 번째 214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각별한’ 관계인 영국이 한국에 핵연료를 판매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은 미국과 협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동안 한국의 학계와 해군에서 ‘핵무기의 핵분열과 핵추진 잠수함의 핵분열은 다르다’는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 미국 정부에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 들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연기되는 등 한미동맹이 복원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군사전문가 김병기씨는 “평균적으로 3~15일 정도 잠항(潛航)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디젤잠수함과는 달리 원자력 잠수함은 적국의 앞바다에서 한 달 이상 잠항하며 ‘매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잠수함은 또 적의 선제공격에서 살아남아 보복공격을 가하는 ‘미사일 발사 플랫폼’역할을 해 육상에 배치한 무기보다 전략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추진 원자력 잠수함 건조가 실제로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군조함단에 근무한 예비역 제독 A씨는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 건조실적을 놓고 볼 때, 일부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하면 선체제작 등 원자력 잠수함 독자건조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 또한 “소련붕괴 직후인 1993년 우리 측이 러시아로부터 핵잠수함 도면을 제공받는데 성공한 바 있다”며 “원자로를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던 김영삼 정부 시절 본격 추진됐던 핵추진 잠수함 건조사업은 정권이 바뀌면서 세부계획이 백지화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와 국방선진화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우)가 3000t급 중형 잠수함 KSS-3 조기 건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00t급 잠수함이라면 원자로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핵추진으로 건조하는 경향이 있다.

김태우 국방선진화 추진위원은 “천안함 폭침 사건처럼 북한은 핵무기를 앞세워 국지도발을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이나 확장된 핵 억지력(extended-deterrence)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건 북한이 더 잘 알고 있다”면서 “미국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