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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국민투표” 야당도 적극 검토(한겨레)

말글 2010. 9. 24. 10:00

“4대강 국민투표” 야당도 적극 검토(한겨레)
박지원 “새 지도부에 국민투표 추진 제안할것”
여당은 반대…‘국가안위 정책’ 법리논쟁 예고

 

기사등록 : 2010-09-23 오후 06:41:58 기사수정 : 2010-09-23 오후 11:21:07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투표로 ‘민심’을 묻자는 목소리가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 6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데도 4대강에서 삽을 거두지 않겠다면 차라리 ‘국민투표’라는 ‘전수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 찬반 여론을 확인하자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위원회 대표는 23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시민사회진영이 요구하고 있는 4대강 국민투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10월3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꾸려질 새 지도부에 국민투표를 추진하자고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국민투표를 제안했을 때 민주당이 반대했던 것은 몇년간 국회 안팎에서 논의됐던 문제를 갖고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시민사회진영이 제대로 논의가 안 된 국책사업에 대해 국민투표를 추진하자는 것이니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임진택 전 한국민예총 부회장 등 종교·문화·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 143명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의 계속 추진 혹은 변경, 취소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정부와 여야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4대강 사업 국민투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주장이다.

 

시민사회진영과 야권이 4대강 국민투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4대강을 ‘국민 이슈’로 확산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환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이포보에 올라 뙤약볕 아래 농성을 하고, 야당이 아무리 목청을 돋워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를 만들자고 해도 여권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올 연말 예산투쟁 전에 사업 재검토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촉구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현 정부도 압박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4대강저지특위’ 간사인 김진애 의원 쪽은 ‘한반도대운하 전도사’로 나섰던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펴낸 <왜 한반도대운하인가>(2007년 10월)를 국민투표 정당화의 근거 사례로 든다. 이 책 332쪽엔 “파나마운하는 국민투표를 했으니 한반도대운하도 국민투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반도대운하는 (파나마운하랑 달리) 국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라는 답이 실려 있다. 김 의원 쪽은 “당시엔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수십조원의 국비를 투입하니 국민투표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국민투표가 실제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투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 논리 차원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헌법 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민사회진영에선 “4대강 공사는 국민 다수와 미래세대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국민들 사이에 엄청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기에 궁극적으로 국가 존립 근거에 대한 위협이자 ‘국가 안위’에 관련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어느 범위까지 해석할지는 법조계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이유주현 전종휘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