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범현 기자 = 차기 대권을 향한 여야 잠룡들의 잰걸음은 설 연휴 때도 계속됐다.
올해 상반기 이후 대권 레이스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예비 대권주자들은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을 가다듬거나, 현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차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여권 = 한나라당 박근혜, 정몽준 전 대표는 조용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김문수 경기지사는 민생.안보,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헌을 화두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연휴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복지정책을 시작으로 정책행보에 나선 만큼 그동안 준비해오거나 앞으로 펼쳐보일 정책 청사진들을 다듬으면서 정국 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2일 59번째 생일을 맞아 각종 회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별다른 `이벤트' 없이 의원들과 지인들로부터 전화로 생일과 설 인사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2022년 월드컵 유치,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 선거 등으로 쉴 틈이 없었던 정몽준 전 대표는 2∼5일 강원도에서 모처럼 가족 여행을 즐겼다.
앞으로 정치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향후 행보를 정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전 대표는 6일 부산을 방문한데 이어 지역구(서울 동작을) 재래시장 등을 찾아 지역 민심을 살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휴 중에도 전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았다.
4일 종교계 지도자들로부터 주민투표에 대한 의견을 들은 데 이어 5∼6일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나라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협조해 달라"며 주민투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4일 1970년대 판자촌의 애환을 담아낸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을 관람하고, 사교육비 문제가 다뤄진 소설 `비즈니스'를 보며 시정 구상을 했다는 후문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2일 용인 한울공동체에서 `현장에서 듣는 복지이야기' 행사를 가진 뒤 수원에서 1일 택시기사 체험에 나선데 이어 4일도 구제역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지사는 구제역대책회의가 끝나고 1박2일을 보내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 최북단인 대성동마을에 갔을 때 `대성동의 밤'이라는 자작시를 통해 북한 주민에 대한 안타까움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트위터에도 "구제역 대책과 우리 축산, 새판을 짜야 한다. 중앙은 전문성 강화, 지방은 조사검사기능으로 분권 강화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은평구 자택을 언론에 개방하고 대법원장 임기와 권한, 국회 및 장애인 관련조항 등 시대에 맞지 않은 헌법의 내용들을 지적하면서 개헌 당위성을 설파했다.
그는 설 연휴를 활용해 지역구인 은평을 구석구석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설 연휴 기간 강원도 인제군의 백담사에 머물며 4월 재.보선과 여야 영수회담 문제 등 신년 정국구상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담사는 손 대표가 2007년 3월 한나라당 탈당을 결행하기 직전 칩거한 곳이기도 하다.
손 대표가 지난해 정계복귀 전 2년간 머물렀던 강원을 신년 벽두에 다시 찾은 것은 초심을 되새기는 한편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지사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 민심을 청취, 강원 `수성'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법원 판결 후 이 전 지사를 한차례 만난데 이어 조만간 이 전 지사와 다시 만나 재보선 후보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전북 순창 선산을 찾은 뒤 지역구인 전주의 아동.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6일에는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갖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부유세 신설을 거듭 주장하는 등 복지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저녁에는 홍익대 비정규직 근로자 농성현장을 찾아 노동 행보를 이어간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서울에서 새해를 맞은 뒤 연휴 직후 대선 베이스캠프 격인 재단 준비위를 발족한다는 목표로 정.재계와 학계.시민사회계 인사들과 폭넓은 접촉을 갖는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그는 재단 출범 후 분야별 정책발표와 현장방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한 뒤 복지 문제를 비롯, 국가의 역할론을 담은 저서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가칭)의 막바지 집필 작업에 주력했다.
오는 3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 당선이 확실시되는 그는 당대표 취임 후 당 운영 방향과 재보선 전략에 대해서도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연휴 기간 지역구로 내려가 충남 홍성.예산의 구제역 현장을 둘러본 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에 대한 대책을 고심하는 등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가졌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지난 2일 주민센터 여직원에게 행패를 부린 자당 소속 시의원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사건 수습에 주력하는 한편 내년 총선의 지역구로 정한 서울 관악을에서 표밭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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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2/06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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