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내년 대선 큰 그림은 '박근혜(여론조사 1위) 對 수도권 주자들(여론조사 2~7위)'(조선)

말글 2011. 2. 6. 11:38

내년 대선 큰 그림은 '박근혜(여론조사 1위) 對 수도권 주자들(여론조사 2~7위)'(조선)

  • 홍영림 기자 ylhong@chosun.com

입력 : 2011.02.06 02:54

'수도권 지역주의' 부각… "여기서 이겨야 박 이겨" 수도권 득표전략에 총력
경선부터 '충돌' 예고… 수도권 세력의 선택 주목
박근혜 경선 승리 땐 야 수도권 후보 만날 듯

지난 1월 29일 동아시아연구원·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부동의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제외한 7위까지가 모두 수도권을 정치적 기반으로 한 후보들로 나타났다. 박 전 후보의 지지율을 지역별로 보면, 2위 후보와의 차이가 영남권과 충청권에선 25~30%포인트에 달하지만 수도권에선 18.4%포인트로 비교적 적었다. 수도권의 유권자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달한다. 한나라당 비박(非朴·친박계가 아닌 당내 세력들)계와 야권 입장에서 영남권과 충청권의 지지가 굳건한 박 전 대표와 대결해 이기려면 수도권에서 크게 앞설 수 있는 전략부터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 기반을 둔 대선후보 러시

여야의 잠재 후보군을 보면 수도권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전 대표(대구 달성)를 제외하면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서울 동작을), 이재오 특임장관(서울 은평을) 등이 서울과 경기에서 현직 시장·도지사 또는 지역구 의원이다. 야권에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전 경기지사)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에서 국회의원 경력이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의 정치적 기반이 수도권이다. 지역구가 충남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와 전북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본선에 나설 경우엔 각자의 텃밭과 수도권을 연계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수도권 세력의 약진이 큰 흐름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과거 수도권은 영·호남과 충청 등 유권자들의 원적지(原籍地)에 따라 지지 정당이 갈렸지만, 2007년 대선에선 원적지 의식이 약화되면서 수도권에 기반을 둔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수도권 지역주의' 성향이 나타났다"고 했다. 역대 대선에서도 수도권은 반드시 이겨야만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승부처'였다.

◆내년에도 '수도권 후보'가 성공?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한나라당에선 수도권 후보들과 영남을 기반으로 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영남권과 충청권의 유권자 비율(36%)에 비해 수도권의 비율(49%)이 훨씬 높다. 그래서 수도권에 의원 수가 많은 친이계는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만약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을 통과한다면 본선에서 야권의 수도권 후보와 2라운드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전 대표가 본선에서 야권의 수도권 후보와 대결하는 상황이 오면 오세훈 시장이나 김문수 지사 등 당내 수도권 세력과의 연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비박(非朴) 진영의 후보가 승리할 경우엔 내년 대선은 여야 간 수도권 세력이 대결하는 수도권 대전(大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경우엔 후보 간 '수도권 대표성' 경쟁이 예측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의 시장 시절 청계천 사업과 버스교통체계 혁신 등 '수도권을 위한 성과'가 수도권 대표성의 배경이었지만, 현재 여야 잠재후보들은 '단체장이나 의원 등으로 수도권과 맺은 인연' 이외에 내세울 게 많지 않다. 메트릭스의 조일상 사장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최근엔 실리적 지역주의 성향도 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수도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