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위인을 꼽으라면 무수히 많겠지만 그 가운데 세종임금은 우뚝 서 있다.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역사상 백성을 위해 가장 큰일을 해낸 분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르네상스에 나타났던 위대한 과학자, 음악가 등 몇 사람을 합친 정도의 인물임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이 세종임금은 우리가 스승의 날로만 알고 있는 5월 15일에 경복궁 옆 준수방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 우리의 가장 뛰어난 위인의 생가터는 흔적도 없어졌고, 겨우 길가에 작은 비석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외국의 경우는 예술인 한 사람의 생가를 보존하고 관광상품화하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는데 우린 이렇게 생가터를 잊어가고 있다며, 몇몇 한글운동가들이 그동안 안타까움을 표시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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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에서 세검정으로 가는 길가에 쓸쓸하게 서 있는 세종대왕 생가터 표지석 ©김영조 | 하지만, 어제(5월 2일) 서울특별시의회 박주웅 의장과 한글학회 김승곤 회장, 이대로 세종대왕생가터복원준비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이제 그 숨통이 트일 전망을 보여 주었다. 이날 모임은 한글학회 새 회장에 선임된 김승곤 회장이 서울특별시의회 박주웅 의장에게 인사차 만나는 자리였다. 한글학회 김승곤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08년이 한글학회 창립 100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학회로서 일제 때엔 회원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우리말과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켜서 오늘날 우리가 편리하게 한글을 쓸 수 있게 한 공로가 큽니다. 그래서 그 100돌을 맞이해 뜻깊은 기념식을 하려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서울시에서 적극 지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지원 요청을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동석했던 이대로 세종대왕생가터복원준비위원장이 "위대한 세종대왕의 생가터가 잊히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위대한 분의 생가터가 작은 비석 하나로 방치되면 안 된다. 세종대왕 묘소가 있는 여주군은 세종대왕을 탄신일에 그 추모 행사를 크게 하며 세종대왕 선양에 발벗고 나서는 데 세종대왕이 태어나고 일생동안 큰 업적을 남긴 역사 유적지가 있는 서울시는 생가터도 방치하고 아무 행사도 하지 않는다. 한글학회 창립 100돌은 맞이해 서울시가 한글단체와 함께 생가터를 복원하고 관광자원화하면 좋겠다."라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박의장은 "민족의 최대 스승인 세종대왕 생가터가 있고 방치된 사실은 처음 알았다. 나뿐이 아니라 많은 국민이 모르고 있을 것이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세종로에 광장을 조성하고 세종대왕 동상을 세종로 일대에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이때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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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추진 건의를 위해 의장실을 방문한 한글단체 대표들과 박의장(오른쪽으로부터 이백수, 이대로, 박주웅, 김승곤, 김한 ©김영조 | 그래서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4일 생가터 비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원 건의문을 서울시 의회 의장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갖고 온 국민에게 생가터가 방치된 현장을 보여주기로 합의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는 이대로 우리말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와 한글날큰잔치조직위원회 섭외부장을 지낸 이백수 씨가 세종대왕생가터복원준비위원회를 만들고 한글학회(회장 김승곤)와 한글문화조직위원회(위원장 최기호) 등 한글단체와 함께 그 산파 구실을 하고 있다. 박주웅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취임하면서 의원 명패를 모두 한글로 바꾸게 함으로써 한글사랑을 실천하는 문화의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으며,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이후 꾸준한 한글사랑을 보이고 있어 화제 되고 있다. 이날 박의장은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에 협조해달라는 건의를 받고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앞으로 세종임금 생가터 복원이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머지않아 우리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인 세종임금 생가터가 찬란하게 복원되기를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