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대기업정책을 놓고 격돌했다. 대선 D-51일인 29일 이 후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책이 달라야 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친기업적인 정책을 펼 것은 틀림 없다”고 강조한 반면 정 후보는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인정하지만 일부 재벌기업이 갖는 남용의 위험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대선의 핵심가치와 관련, 이 후보는 ‘국민성공시대’를, 정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가치논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인 등 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특강에서 “중소기업이 어렵고 대기업의 국내투자도 과감하게 안 되는 이유는 고임금과 노사문화, 비싼 집값 등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 환경이 친기업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나를 보고 친대기업적이라고 하지만 굳이 말한다면 나는 친기업적”이라고 강조한 뒤 “복지예산을 강화할 수밖에 없지만 효과적으로 하려면 복지전달체계도 강화해야 하고 예방형 맞춤형 복지정책도 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제성장 전략으로 “적극적인 지원이 없어도 되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은 규제만 없애는 등 길을 열어주고, 중소기업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미래를 위해 철저히 세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기업에는 재래식 사업과 첨단 사업이 있고, 중소기업 형태도 여러 가지가 있어 하나의 정책으로는 맞지 않는다. 다양한 맞춤형 정책으로 철저히 세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전경련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만을 정부에 요구할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만큼 전경련 역시 변화해야 한다”며 ‘전경련 개혁’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정 후보는 사전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차별없는 성장, 지속적인 성장, 가족행복시대를 열어가는 데 국가와 기업이 공동의 역할분담을 하는 사회적 연대가 반드시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어 “지난 50년간 국민이 기업과 국가에 봉사했으나 앞으로 50년은 기업과 국가가 국민에게 봉사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국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고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주며 기업은 기술혁신과 새로운 성장산업 발굴과 투자를 통해 새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국민성공시대를 얘기하지만 성공은 경쟁을 전제한다. 행복은 배려와 포용, 함께 사는 사회를 전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장전입 등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자본주의 정신까지 망각한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법과 원칙을 강요할 수 없다”며 “무능한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결함투성이의 후보에게 희망을 걸 수 없다”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김상협·김성훈기자 jupiter@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