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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 시인을 비롯, 국내외 유명 시인들의 시비가 세워진 '진포시비공원'이다. |
ⓒ 장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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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비공원을 조성하는 데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갔다. 확인한 바로는 총 사업비가 4억원에 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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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금강하구 금강공원에 가면 고은 시인을 비롯 한용운·김소월·윤동주 등 국내 유명 시인들과 헤르만 헤세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외국 시인들의 시를 돌에 새겨 조성한 '진포 시비공원'이라는 곳이 있다.
'고은 시인'이 이 곳 군산 출신인데다가, 금강과 서해바다가 머무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이 곳 금강공원이 시민들이 자주 찾는 대표적 휴식공간이다 보니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에 담긴 삶의 향기와 문학의 향기를 주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하지만 시비(詩碑)에 새겨진 시인들의 시, 잘못된 표기가 수두룩했다. 그 현장으로 가 보자!
'틀린 표기'보다 '맞는 표기' 세는 게 빠르다
4억여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지만, 비공원에 있는 '시'를 읽어보니 잘못된 표기가 수두룩하다. 한두 곳 틀린 것이 아니라 수두룩하다. 오히려 거꾸로 원문이 제대로 표기된 시비가 한두 개에 불과했다.
놀랬다! 4억 들여 만들면서 어떻게 이런 실수(?), 그것도 거의 모든 시비가 잘못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문과 틀리게 표기됐는지 한 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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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다. 표시된 부분을 보자. '여윈'이 아니라 '여읜'이 맞다. '그 하도 무덥던 날'이 아니라 '그 하루 무덥던 날'이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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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 '피여' 가 아니라 '피어' 가 맞다. 아래 부분은 아예 새롭게 시를 썼다. 산에는 꽃이 '피네' 가 아니라 '지네' 가 맞다. 아예 시 내용 자체를 바꾸어 버린 것이다. <오른쪽> 신석정 시인의 '빙하'. '몰아간다'가 아니라 '몰아가던'이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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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무엇을 '찾느냐'가 맞고, '어디고'가 아니라 '어디로'이며 '가는냐'가 아니라 '가느냐'이다. <오른쪽> 윤동주 시인의 '서시'. '부끄럼' 다음에'이' 자가 빠졌다. '부끄럼이'로 표기해야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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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고은 시인인 '노래섬'. '남바다'가 아니라 '난바다'가 맞다. <오른쪽>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두 손을'이 아니라 '두 손은'이 맞다.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이렇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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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4억여원이 들어간 '시비 공원'의 현재 모습이다. 한두 개 시비에서, 한두 글자 틀렸다면 '실수'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것을 과연 '실수'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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