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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파장과대책-종합]뾰족한 대책없고, 서민들 삶만 고달파 (뉴시스)

말글 2008. 5. 25. 11:44

[고유가 파장과대책-종합]뾰족한 대책없고, 서민들 삶만 고달파
석달 만에 50% 폭등…물가 치솟아 산업 전반 주름살
기사등록 일시 : [2008-05-25 11:18:29] / newsis.com All rights reserved
【서울=뉴시스】

지난 2월 배럴당 88달러이던 국제유가는 이후 급등세를 지속하며 벌써 133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석 달여 만에 무려 50%나 폭등했다. 이젠 오일쇼크 수준으로 평가되는 150달러 돌파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고유가 파장은 국내경제 곳곳에서 보인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물가다.

소비자물가는 3년8개월 만에 지난달 4%를 뛰었고, 원재료 물가는 56%나 폭등했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휘발유 가격이 1ℓ당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10% 오르면 무역수지가 최대 80억 달러 악화된다고 분석했다.

치솟는 고유가에 정부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만 간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유가가 너무 오르면서 전 세계가 다들 겪고 있는 문제라서 어렵다”며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밝혔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은 금리인하 등을 통한 경기부양도 어렵게 하고 있다. 정부는 결국 6%를 목표로 했던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가 급등의 직격탄으로 산업계 전반도 '고사 직전'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주가도 유가 상승을 빌미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의 유가상승의 관전 포인트는 절대적인 유가 수준보다는 유가의 상승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유가는 40% 이상 상승(WTI선물 기준)했다. 가파른 유가 상승의 본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유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화업계는 유화 기초연료인 나프타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은 1년 전만 해도 톤당 700달러 대였지만 지난 20일 1040달러로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나프타의 국제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해 이미 지난해부터 감산 체제에 들어간 일부 국내 유화업체는 생산이 많을수록 손해도 커져 추가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운과 항공업체들도 유류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로 장거리 운항을 하는 컨테이너선과 일부 국제항공 노선은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대한한공은 약 300억원, 아시아나는 70억원의 유류비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유가 급등으로 인해 비수익 노선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업체의 경우에도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이 1분기 컨테이너 부문 영업이익률이 1.9%에 그쳤고, 일부 노선은 적자인 상태다.

게다가 고유가 부담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이 고스란히 물류업체 등에게 전가되고 있어, 파장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도 자동차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차량 유지비도 올라 차량 판매가 줄어들고 있고, 철강과 고무 등 원자재 가격도 올라 제조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고유가 충격. 뾰족한 대책은 없고,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박상권기자 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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