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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과일.채소값 40~70%가 유통비용(연합뉴스)

말글 2008. 8. 25. 09:13

소매 단계에 22~39% 집중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의 핵심으로 유통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현재 농축산물의 경우 산지에서 30~60원에 불과하던 것이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 각종 비용과 이윤이 쌓이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100원에 팔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2007년 주요 농산물 유통실태 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2개 대표 농축산물의 다양한 유통경로를 추적, 가격 형성 과정을 분석한 결과 평균 농가 수취(최종가격 중 농가 몫) 비율은 44.1%, 이윤을 포함한 유통비용은 55.9%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100원짜리 농축산물을 샀을 때 농가에 돌아가는 돈은 44원 뿐이고, 나머지 56원은 모두 유통.판매에 관여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얘기다.

   55.9%인 유통비용을 다시 성격별로 분해하면, 운송.포장.수수료 등 고정비 성격의 직접비가 17.2%, 임대료.인건비 등 간접비가 18.2%를 각각 차지하고 나머지 20.5%는 이윤이었다. 단계별로는 출하와 도매 단계 유통비가 각각 15.5%, 11.4%인데 비해 소매단계에서 무려 29.0%가 집중적으로 추가됐다.


종류별 평균 유통비용 비중은 ▲ 쌀.콩.감자 등 식량작물 55.3% ▲ 배추.무 등 엽근채류 70.0% ▲ 수박.참외.토마토 등 과채류 39.7% ▲ 고추.마늘.양파 등 양념채소류 61.6% ▲ 사과.배.포도 등 과일류 53.3% ▲ 장미.국화 등 화훼류 57.7% ▲ 소.돼지.닭고기 등 축산류 40.7%로 조사됐다.


소매단계 유통비만 따지면 화훼류가 39.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엽근채류(34.6%), 식량작물(33.8%), 양념채소류(31.4%), 과일류(22.5%), 축산류(22.3%), 과채류(22.0%) 등의 순이었다.


주요 세부 품목별로는 대파(81.5%).당근(75.1%).봄감자(72.2%).가을배추(70.0%).상추(68.5%).고구마(64.4%) 등의 유통비 비중이 60%를 웃돌았고, 장미(58.5%). 복숭아(57.4%).감귤(56.3%).풋고추(54.2%).배(50.0%).닭고기(49.1%).사과(43.6%).돼지고기(41.4%) 등도 절반을 웃돌거나 육박했다.

   방울토마토(37.6%).쇠고기(37.4%).계란(34.9%).쌀(21.2%)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대체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품목, 저장성이 낮고 산지 포장화가 미흡한 품목의 유통비용 비율이 높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농축산물이 산지에서 도매시장을 거쳐 일반 소매상에 풀리는 경우 평균 유통비 비중이 56.5%인데 비해 농가가 유통업체에 직접 공급하면 45.0%로 11.5%포인트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농가-유통업체' 형태의 직거래에서 생산자는 도매시장에 넘긴 것보다 21.9% 정도 높은 값을 받았고, 소비자도 일반 소매점보다 7.7%정도 싸게 살 수 있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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