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환원한다던 ‘MB빌딩’ 어떻게 됐지?(경향닷컴)

말글 2008. 9. 4. 10:30

환원한다던 ‘MB빌딩’ 어떻게 됐지?(경향닷컴)
입력: 2008년 09월 03일 18:24:24
 
ㆍ서초구 영포빌딩 등 3 채 현장 르포

지난 대선 당시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이명박 빌딩’에 세간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 재산 사회환원 계획 발표설이 나오면서다. 청와대 측은 “아직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원 재산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서울 강남에 있는 빌딩 3동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회 환원 재산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대통령 빌딩’, 지금은=서울 서초구 양재동 영일빌딩(85억원), 서초동 영포빌딩(142억원)과 인근 상가 1곳(101억원).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때 합계 328억원으로 신고한 이 빌딩들은 여전히 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다. 빌딩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17억원, 24억원, 11억원씩 총 52억원이 올랐다.

양재동 영일빌딩은 지난해 대선 당시 지하 1층 ‘노래빠’에서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다. 3일 ‘노래빠’는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입구에는 큼직한 글씨로 ‘성매매를 하지 않는 건전한 업소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1층 한정식집 바깥 쪽의 커다란 메뉴판에는 ‘청정 호주산 쇠고기만을 판매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인근 상가 건물

인근 부동산의 ㄱ씨는 “2010년이면 근처에 신분당선 환승역이 들어서기 때문에 빌딩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앞으로 평당 1억원은 족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 영포빌딩은 이 대통령의 자녀가 건물을 관리하는 ‘대명기업’의 직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장취업’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최근에는 입주 사무실이 다소 빠져나간 듯한 분위기였다. 각 사무실 안내 표지판에 이름이 지워지고 군데군데 빈 사무실이 눈에 띄었다.

건물 경비원들은 ‘입주자가 줄어든 것이냐’는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고 대답을 피했다. 영포빌딩 오른쪽으로 100m쯤 떨어져 있는 상가의 1층 중국식당은 이름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손님이 많아 보였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영일빌딩에는 3일 노래방이 성업 중이었다.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세 채 중 한 채는 이미 고급 빌딩만 취급하는 대형 부동산중개법인에 내놨다더라” “알아본 결과 아직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며 엇갈린 얘기를 했다.

서초동의 한 중개업자는 “이 대통령이 현재 건물이 들어서 있는 땅을 산 시점이 1970년대라서 양도세가 최고 36%까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동의 한 업자는 “세금도 국가에 귀속되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한한 재산 그대로를 내놓고 싶지 않겠느냐”면서 “재단을 만들어 그곳에 기증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 환원’은 언제=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300억원대 재산 사회 환원에 대해 “국민과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다만 아직 그 시기와 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입장이 정리되면 공표하고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산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며 “현재 건물에 입주해있는 임차인들과의 계약기간 등이 남아있는 등 몇 가지 풀어야 할 문제가 있어 시기가 조금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354억70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퇴임 후 살아야 할 집”(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31억여원)을 뺀 나머지를 사회에 내놓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최재영·송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