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원님들, 대단하십니다

 서울시의회 의원님들, 대단하십니다!

   -돈받은 서울시의회 의원 29명, 2차 공판 열려

 

                                                                                                                                                     2008. 9. 26(금)

 

-돈 100만 원을 별다른 양심의 가책도 없이 받아쓰고서도 한 점 반성도 없이 자신이 앉은 자리조차 정리할 줄 모르고 시간만 있었으면 102명에게 모두 줬을 것이고 내 돈을 내가 주는데 어떠냐는 등 뇌물수수와 선거법 위반죄를 우습게 아는 한나라당 서울시의회 의원들에게 살림을 맡긴 서울시민들이시여, 당신들이 정말 불쌍합니다!

 

2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피고인석에는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의원 29명이 2줄로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며 앉았고, 피고인석에는 이들을 변호하기 위하여 변호인 약 20여명 까지 앉아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집단적 부패에 대한 실체를 보여주는 서울시의회 의원 29명에 대한 김귀환 의장의 증인신문 공판이 있었다.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김동훈 의원과 김황기 의원에 대한 지난 총선 이전에 이들이 약 20,000부의 불법 의정보고서 배포와 의정보고활동에 대한 인정신문을 마치고, 김귀환 의장으로 부터 2008년 4월 3일 자신의 계좌에서 약 3천만원을 찾은 경유와 의례적 격려금 차원으로 돈을 줬다는 내용 등에 대해서 검찰의 개괄적 신문을 마쳤다.

 

검찰의 개괄적 신문에서 “시의원들이 별다른 말없이 돈을 받았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고맙게 받았으며, 같이 수고하는데 뭘 주냐”며 받았다고 대답했다. 또 “지난 대선 때는 안줬냐?”는 질문에는 “대선 때는 지구당 위원장이 본부장이어서 시의원에게 주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김 의장은 총선유세로 고생하는 시의원들에게 격려차 3개구를 방문했으나 그냥 오기가 미안해서 4월 3일 오후 3시경 자신의 비서를 시켜 돈을 찾아오게 해 주기 시작했으며 “왜 30여명에게만 줬냐”는 질의에는 “시간만 충분했으면 102명 한나라당 시의원 모두에게 줬을 것”이라고 대답해 보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검찰의 “한나라당 중앙당이나 서울시당에서 경비가 얼마나 지원되느냐”는 질문에 “일년에 두차례 정도 세미나 등을 갈 때 수백만원 지급된다”고 하며, “시의원 1인당 매월 20만원씩 당비로 내 대표가 일 년에 약 70여 만 원을 쓸 수 있다”고한 고 아무개 의원의 발언은 변호인의 질의과정에서 ‘서울시의회 의정운영공통경비로 책정된 것으로 대표가 쓸 수 있는 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로부터 “협박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 정도는 들었다”, “나오면 어떻게 된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으며 울먹이며 “니가 나와서 당선이 되어도 신상에 해롭다”는 말을 고향선배이며 의장인 분에게 들었으며, “이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었다”며 “제보자, 고발자를 알려 달라”고 울먹이자 재판정 안은 숙연해졌다.

 

“자신은 이제 껏 소신대로 살아왔으며, 4월 3일에 지급한 수표가 선거법에 저촉되는 줄도 몰랐는데 상대는 알고 있었는 것 같았다”, “고정균 의원에게 협박받은 사실을 말했나”라는 검찰 질문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하고,  고 아무개가 전번 재판에서 “당시 의장에게 증인(김귀환)이 4월 30일경 협박받고 있다”고 한말에는 한 발 비켜 “4월 30일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선거참모에게는 ‘6월 초에 협박받은 사실을 털어놓고 의견을 물었다’고 했다.

 

이어 재판장은 박주웅 전의장을 10월 2일 오후 2시 증인으로 출석 요구할 것을 검찰에 요청하고 오전 공판을 마치고 휴정하였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공판을 기다리며 법정 앞에서 대기하던 일부 시의원 가운데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많으면 의자를 좀 갖다 놓지"라는 비아냥과, "100만 원 받아 택시비 쓰고 식사하고 나면…(남는 게 없다)"는 등 하지 말아야 할 말과 장소도 구분 못하는 시의원들의 모습은 반성과 참회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던 것 같았다.

 

이어 오후 개별 피고인들에 대한 김 의장의 증언에서 “길거리에서 돈을 준 피고인들에게 약 5~6십 만 원을 지갑에서 꺼내주고,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피고인에게는 백만 원을 줬나”는 검찰의 질문에 “자신은 길거리에서 돈을 줄 때는 왜 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다”고 대답했다.

 

또 김 의장은 뇌물수수죄로 기소된 김동훈, 이강수, 류관희, 윤학권 의원 등 4명에 대해서도 일부 시의원은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으나 “아까워서” 300만 빌려 줬으며, 자신은 남에게 돈을 줄 때 돌려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 줄 몰랐으나 이들이 경찰에서 조사받은 후에 “자신이 요구한 바가 없는데 차용증을 써 왔다”고 말했다.

 

오후의 증인 신문에서는 김귀환 피고인은 “국회의원선거에 수고하는 동료 시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방문하여 돈을 줬다”라고 주장하는 반면, 변호인들은 각각의 피고인 사정인 “아들 결혼식 축의금, 아내 생일 축하금, 딸 출산 축하금, 남미방문 여비 보조, 약값 보조, 대선 때 부터 써준 원고비, 피고인 김귀환과의 사적 친분 등‘을 내세우며 애써 선거법 위반죄에서 멀어지기 위한 갖가지 주장으로 일관했다.

 

28명의 피고인의 변호인조차 김귀환 증인의 입을 바라보며 선처를 바라는 듯한 질문에는 보는 이를 답답하게 했으며 거기다 더 한 것은 서 아무개 의원은 재판장에게 “상임위원회 활동을 재판중인 관계로 오후로 밀어놨는데 가도 좋으냐”는 질의를 해 재판장으로부터 “지금 시의원들의 재판받는 모습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인터넷에서 시의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며, 여기에도 기자들도 와 있으니 시의원들은 잘 처신하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어진 검찰 질문에 김귀환 피고인은 “하지원 피고인에게 처음엔 50만원을 줬다고 했다가 하지원 피고인이 100만원을 받았다고 말을 바꾸면 100만 원으로 말을 바꾸고, 김귀환 피고인이 선거운동한 광진구를 방문해서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원 피고인 사무실 인턴에게 줬다”고 말을 바꿔 검찰과 재판부로부터 날카로운 추궁을 받았다.

 

이날 8시 20분경에 공판이 끝난 후, 재판부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서울시의원 28명이 앉았던 자리에는 재판부가 너그럽게 길어질 재판시간을 예상하여 반입하게 해준 종이컵과 물병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서울시의원들의 의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으며, 화장실에서는 휴지통이 코앞에 있음에도 이들이 사용한 물병과 손을 닦은 휴지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보는 이를 황당하게 했다.

 

<취재 - '바른 선거와 깨끗한 나라'  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