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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의회, ‘정당공천제 폐해 모두 보여줘’

말글 2008. 12. 18. 18:20

 

동대문구의회, ‘정당공천제 폐해 모두 보여줘

- 26일의 회기로도 모자라 새해 예산안 의결 못하고, 임시회 소집

 

2008. 12. 17(수)

 

 

 

 

 

우리 속담에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지나치면 도움은커녕 오히려 귀찮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오며 이 “오지랖”은 없어도 안 되고 지나치게 넓어도 문제로 ‘중용’처럼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것’이어야 한다.

 

동대문구의회(의장 신재학)는 16일 ‘2009년 예산안’도 확정시키지 못하고 26일간의 제185회 정례회를 폐회했다.

 

지난달 26일 소집된 올해 마지막 정례회기 첫날부터 ‘2009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자리를 놓고 ‘자신들이 다수당이니 자신들의 몫’이라고 주장한 한나라당 측과, ‘서로 교대로 하기로 하였으니 이번에 자신들 몫’이라고 주장한 민주당 측 구의원들 사이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공전되기 시작했다.

 

이번 정례회에 안건에는 동대문구청을 상대로 ‘행정감사’와 ‘동사무소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여 그간의 집행부 살림살이 형편을 살피고, ‘2009년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는 데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행정사무감사 강평' 모습 

 

 

그런 ‘행정감사’와 ‘동사무소 행정감사’ 등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여 민주당 측 구의원 8명의 불참으로 반 쪽 운행되더니 한나라당 쪽 일부 의원만 참여하는 ‘반쪽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끝나고 말았다.

 

또 지난 달 28일에는 ‘의사일정 변경안과 지방공무원조례일부개정조례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2차 본회의가 소집됐으나 민주당 의원 8명 불참에 이어 한나라당 의원 10명 가운데 1명이 ‘자신의 지역구 사업이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회의에 불참하여 이번엔 정족수미달로 본회의조차 열리지 못했다.

 

거기다 ‘2009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마저 민주당 측의 불참으로 파행을 거듭하며 제대로 된 상임위원회 예산심의조차 못하고 표류하더니, 예산결산위원회 회기를 이틀 남겨놓은 4일 민주당 측 구의원들의 무조건 참여 기자회견으로 남은 정례회기는 정상화되는 듯 했다.

 

천신만고 끝에 예결위가 열려, 마지막 날 표 대결을 통해 ‘통반장 일간지 구독(ㅅ신문, ㅁ일보)4억 5,000만 원 중 8,100만원 삭감’과 ‘지역신문(ㄷ 신문) 구독료 1,400만원 삭감’ 등의 불씨를 안은 채 본회의에 넘기기로 하고 일반회계 2,680억 원의 동대문구 새해 예산안은 아슬아슬하게 예결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례회기 마지막 날인 16일 본회의에서 원안가결하기로 한 약속이 한나라당 측 박아무개 의원의 ‘지역신문 2,880만원 삭감안을 수정 발의하고, 이에 맞서 민주당 측 김 아무개 의원과 또 다른 김 아무개 의원은 지역신문 지원금 2,880만 원을 살리기 위한 ’용두동 쭈꾸미 거리 조성안 7억 5,000만원을 삭감하자고 맞서자 파행을 맞고야 말았다.

 

민주당 측 구의원들이 모두 나서 텔레비전에서 자주 봐 온 것처럼 아예 의장석을 점거하고 의사봉을 숨겨 ‘2009년 예산안’은 정례회에서 확정 의결하지도 못하고 겨우 22일 하루짜리 임시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채 ‘실적도 없고 꼴사나운 26일간의 패거리 정치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 준 정례회’는 폐회됐다.

 

 

 ▲22일 임시회를 열기로 합의하여 의장석 점거가 풀리자 의장석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오지랖 넓고 높으신 분들, 너나 잘 하세요!”

들리는 말이 모두 진실은 아니겠지만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정에 바쁜 가운데서도 중앙지인 ‘ㅅ신문’과 ‘ㅁ일보’ 구독료는 전액 복원시키고, ‘그간 편파보도를 자주했다’는 이유로 ‘지역신문 구독료와 광고비 2,800여 만 원은 전액 삭감하라’는 명령(?)이 구의원들에게 하달됐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어려운 지역신문 구독료와 광고비 2,800여 만원은 전액삭감하며 통반장에게 보내주는 2종의 중앙신문 구독료 4억 5천여 만원은 살리는게 말이 되느냐"는  지역신문 홀대를 내세우며, '이 지역 전 국회의원은 지역신문 구독료 예산안을 살리려고 나섰다’는 소문마저  돌아 지켜보는 이를 씁쓸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다음날 이런 소문을 들은 모 정당 관계자는 “동대문구의회 운영에는 전 현직 국회의원들의 리모콘 조종에 의한 꼭두각시 구의원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며 코웃음을 치고, “큰 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중앙에서 어려운 경제난으로 추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백성이나 생각하며 나랏일에 전념하라”고 비아냥을 댔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구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구당의 높은 분으로부터 지역신문 삭감안을 제대로  처리 못하면 탈당하라'는 전화도 받았다는 출처불명의 소문까지 들려와 정례회기를 지켜본 이들과 주민으로 부터 ‘기초단체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대문구의회 모습’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소신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동대문구에만 있는 지방자치 모습일까?”

 

“오지랖 넓은 높으신 님들, 너나 잘 하세요!”

 

<취재 - '바른 선거와 깨끗한 나라'  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