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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부인, 아고라에 심경 밝혀(뉴시스)

말글 2008. 12. 24. 12:41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부인, 아고라에 심경 밝혀
기사등록 일시 : [2008-12-24 11:13:09] / newsis.com All rights reserved
【서울=뉴시스】

'한반도 대운하'의 실상을 밝히는 양심선언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부인이 징계가 결정되기 앞서 인터넷 게시판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 연구원의 부인은 2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김이태 연구원 아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양심선언 이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연구원을 바라보는 심경과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 등을 전했다.

김 연구원의 부인은 연구원 생활 초기 업무 중 발을 다쳤던 일과 길 잃은 할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왔던 일을 소개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그는 "이 같은 일들이 20년 결혼생활 동안 비일비재한 일이었다"며 "세상일은 혼자서 다 고민하고 오로지 일 밖에 모르는 가난한 사람, 아부할 줄도 타협도 모르는 사람, 고지식한 사람, 가장으로서는 빵점이고 연구원 일은 천직으로 아는 사람"이라고 남편을 소개했다.

그는 "이런 사람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며 "(한반도 대운하 관련) 일을 시작하고부터 헛소리에 밥 먹는 것도 거부하고, 밤마다 헛소리하는 남편의 잠꼬대 소리로 가슴이 철렁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이 시대 절충은 절대 없다"며 "최후의 심판을 받는 징계회부의 날 연구원의 권위, 신뢰를 실추했다는 문제로 중징계하는 시나리오는 나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무조건 'Yes'라고 머리만 조아리면 잘 살아갈 수 있다. 고등학력자, 지식층은 아주 단순하게 살아가고 있고 내가 바라는 것도 이것"이라며 "이 바부퉁이 이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이 가난한 연구원의 표류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정녕 이 연구원이 세상을 등지고 떠나시길 바라는 건지 이 시대에 지식인들한테 묻고 싶다"며 "그래도 적은 인원이나마 엄동설한에 촛불의 지키미를 지켜주셨던 대외 모든 관계자 여러분 한분 한분께 머리 숙여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표했다.

그는 "시끄러운 현안 조속히 시원하게 매듭지어 달라"며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몰두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국민 개개인 본연의 생업으로 돌아 갈 수 있게 많은 덕망으로 베풀어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라고 부탁했다.

이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13만 여건을 기록하고, 댓글도 4200여건이 넘게 달리는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아직도 이땅에 지성의 양심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하고 힘내라", "님이 계시기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희망이 있습니다", "힘내세요. 뒤에 국민이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은 옵니다"라는 등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부인의 바램과 네티즌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건설기술연구원은 23일 밤 김 연구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3개월 정직'의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오종택기자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