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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 국회 정상운영할 책임있다"(연합뉴스)

말글 2009. 1. 5. 13:05

박근혜 "한, 국회 정상운영할 책임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09.1.5
jeong@yna.co.kr

"野, 의사당 점거 참으로 잘못"..양비론적 접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회의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30일 첫 회의에 참석한 이후 6개월만이다.

   이례적으로 회의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박희태 대표의 권유로 말문을 열었지만, 발언 내용은 작심한 듯 했다. 최근 국회 파행과 관련,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 처리 입장에 우려를 표시한 것이 요지였다.

   지난 2일 대구 방문에서 "끝까지 대화로 타결이 되면 정말 좋겠다"며 대치 상황에 대해 짧게 언급한 바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정색하고 입장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요즘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제가 느낀 바를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겠다"며 단호한 표정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야당이 그동안 한나라당의 협상 제의라든가 그런 것들을 거부하고 대화도 거부하면서 국회 의사당을 점거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를 비판했다.

   그러나 주된 초점은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직권상정 요청 등 강행 기류에 있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와 고통을 안겨주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내가 당 대표를 하던 시절에 다수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4대악법'을 내걸고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이고 강행처리하고 했다. 당 대표로서 그때가 가장 안타까운 일들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선택함으로써 우리가 다수당이 되고 여당이 되도록 만들어 주셨다. 한나라당이 정책을 펴나가도록 권한을 위임한 것"이라며 "그러나 동시에 우리를 다수당으로 만들어줌으로써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책임도 우리에게 부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 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라며 "지도부에서 그 동안 많이 참으셨지만 다수당으로서 국민앞에 큰 그림, 큰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당이 그렇게 노력할 때 그 모습을 보고 국민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장기화하는 국회 파행과 관련해 침묵을 깬 배경은 `더 이상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의 무게있는 `한마디'를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당안팎의 여론도 여론이지만, 그보다는 한나라당이 더 이상 다수의 힘만으로 쟁점법안 처리를 밀어붙여서는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국민 통합에 저해가 된다는 분명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

   측근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나 수도권 규제완화 등 중대하고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이야기해 왔다"면서 "지도부나 현 정권이 국정을 잘 이끌어가도록 지켜본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번 사태와 같이 중대하고 본인이 입장을 이야기해야겠다고 판단이 될 때에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발언을 시작으로 당내외 현안과 관련한 발언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된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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