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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연합뉴스)

말글 2009. 1. 10. 10:38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정부가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경인운하사업을 오는 3월 본격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9일 인천 서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에서 흙 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09.01.10.  myo@yna.co.kr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출발‥운하로 확대
시민단체 반발, 경제성 논란 '걸림돌'

(※편집자주 = 정부가 5년여 끌던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최근 확정함에 따라 운하가 지나갈 인천시 서구, 계양구, 김포시 등의 지자체와 주민들은 지역개발이 앞당겨지게 됐다고 이를 반기며 앞다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개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도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이 지역이 운하 건설로 교통과 해운 등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로 부상, 새로운 '수변도시'를 형성하고 최근 경기 한파로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해상 물류기능의 서울 분산 등 인천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역기능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확정되기까지의 과정과 인천 북부지역이 물류관광중심지로 바뀔 앞으로의 모습, 각종 개발로 뜰 수혜 지역과 부동산시장 전망, 풀어야 과제 등을 4차례로 나눠 다룬다.)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경인운하사업이 오는 3월 본격 재개돼 2011년 12월 완공된다.

   지난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시작된 지 17년, 2003년 경제성 부족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백지화한 지 5년여 만이다.

   경인운하는 홍수 피해가 잦은 굴포천 일대의 물을 서해로 빼내기 위한 방수로(인공적으로 만든 물길)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길이 21km, 유역 면적 134㎢에 달하는 굴포천은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부천, 서울 강서구, 김포를 가로 질러 한강으로 연결되는 데, 경사가 완만하고 폭이 비좁아 통수 능력이 부족한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중하류 지역은 해발 5.5m 안팎의 저지대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 자연 배수가 안돼 펌프로 퍼내야 한다.

   이같은 문제점은 1987년 7월 대홍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홍수로 사망자 16명, 이재민 5천427명, 재산 피해 420억원에 달하는 큰 피해가 발생하자 노태우 당시 대선 후보가 경인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 1991년 굴포천 종합치수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출발한 뒤 1995년 경인운하 건설로 변경돼 민간투자대상사업으로 지정됐다.

   치수(治水)만 하기보다는 주운(舟運) 목적으로도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때부터 경인운하 건설 사업은 우여곡절이 시작돼 그 연속이었다.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데다 2003년에는 감사원의 재검토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표류를 계속한 것.

   당시 재검토 이유는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경인운하의 비용수익비율(B/C)이 0.92-1.28이며 8가지 시나리오 중 1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경제성이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4년 4월 경인운하 민간사업자와의 실시협약 해지 및 사업시행자 지정취소를 통보했으며, 굴포천 일대에서는 최근까지 방수로 공사만 진행돼 왔다.

   이후 정부는 2004년 운하전문기관인 네덜란드 DHV사에 경제성 용역을 의뢰해 경인운하의 B/C가 1.76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B/C 1을 넘으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러한 결과를 받은 뒤에도 정부는 경인운하 추진 의지를 확정짓지 못했다.

   경인운하 건설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 경인운하 재추진을 포함시키면서부터.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9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말 KDI가 새로운 사업계획안을 놓고 분석한 결과 B/C가 1.07로 나오자 재추진을 확정했다.

   정부는 운하가 완공되면 4천t급 선박이 화물을 실어 나르게 돼 경부고속도로 등 내륙의 교통난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2년 이후에는 중국과 서울 용산을 오가는 5천t급 여객선도 운항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신규 일자리 2만5천개가 창출되고 생산유발 효과가 3조원에 이르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하 주변 지역 주민들 역시 17년동안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온 운하 건설이 드디어 재개된다는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에 찬성하는 지역주민단체 `경인운하지역협의회'의 박용길 간사는 9일 "운하를 추진한다고 해서 조상 묘소까지 옮겨가며 협조했는 데, 그동안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운하 사업계획 확정은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회 등 이곳 저곳을 쫓아다니면서 호소한 결과이며, 정부가 드디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서울.인천.김포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 공동대책위원회'는 "경인운하 건설이 경제성이 있다는 KDI의 분석 결과를 100%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외부에서도 검증이 가능하도록 KDI의 경제성 계산방식과 자료를 공개하고 밀실행정을 중단하라"라고 촉구해 경인운하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m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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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중심으로 '사통팔달' 교통망 갖춘다
임야.전답인 서북부 지역 신시가지 발돋움

(인천=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 오는 3월에 시작될 경인운하 건설사업은 경인고속도로와 함께 인천을 남과 북으로 다시 한번 양분하는 역사적인 사업이다.

   경인운하는 총 길이 18㎞ 가운데 14.2㎞ 구간이 인천(서구 시천동∼계양구 상야동)에 속한다. 폭 80m인 경인운하가 인천의 내륙을 가로질러 서울로 이어지는 셈이다.

   운하 건설 예정지 대부분은 1970년대부터 30년 이상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 임야와 전답이 주를 이루는 황폐한 지역이다. 경인운하가 시작되는 서구 시천동은 지난해 말 현재 이곳에 사는 전체 주민이 65가구, 144명에 불과할 정도다.

   도심에서 떨어진 채 수십년째 불모지로 방치되다시피한 이 지역에서는 운하 건설로 인해 문화, 레저시설이 들어서고 여러 개의 신흥 미니도시가 조성되는 등 인천 서북부 지도 자체가 바뀌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경인운하가 통과하는 서구와 계양구로부터 운하주변 개발계획을 건의받아 인천발전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인천 서북부 개발 계획안에 대한 개략적인 청사진을 마련했다.

   우선 경인운하와 인천 북항을 잇는 항로를 신설해 인천의 해상물류산업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운하가 통과하며 남북으로 갈리는 인천 서구와 계양구는 모두 6개의 교량으로 연결되며 이들 교량과 이어지는 도로가 곳곳에 신설돼 양분된 서북부지역을 잇게 된다.

   운하가 시작되는 서구 시천동은 `천지개벽'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확 달라진다.

   시천동 3만3천여㎡ 부지에는 고급 빌리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운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형적 이점을 활용하면 예술인 등 동호인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연안에 가까운 시천동 일대 284만㎡ 규모의 땅에는 5선석 규모의 접안 시설과 갑문 5기를 갖춘 대규모의 경인운하 인천터미널이 들어선다.

   인천터미널에서 불과 수 백m 떨어진 나대지에는 50만㎡ 규모로 미니 수변 도시를 조성한다. 이곳에 살게될 5∼7만여명의 주민들은 수상택시로 서울이나 영종도 청라경제자유구역으로 출.퇴근할 수 있다.

   인천터미널과 운하 남쪽으로는 운하 둑을 따라 길이 15.6㎞의 도로를 만들어 서구 가정동∼김포간 6차로와 서구 경서동∼신공항고속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계양산과 연계한 생태공원과 자전거 전용도로도 설치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서구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백석동과 시천동에도 새로운 물류 단지와 고급주택 단지가 들어선다.

   주로 밭뿐인 계양구 둑실동은 현재 놓여 있는 왕복 2차선의 `서낭길'을 통해 운하 교량과 연결되고, 운하 남쪽의 산림 지역인 목상동은 방축동∼다남동 사이에 신설될 도로와 교량을 통해 둑실동과 왕래할 수 있게 된다.

   운하 남쪽의 검암동과 북쪽의 오류동에는 운하를 남북으로 가로지를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정류장이 설치되는 등 경인운하 주변으로 도로와 철로가 거미줄처럼 뻗어나가며 이 지역 발전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백은기 인천시 항만공항물류국장은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통해 2만5천명의 고용 효과와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연수구나 남동구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북부 지역을 인천의 신흥 도심으로 개발하는 부수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사업이 성공하도록 중앙 정부와 보조를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최근 경인운하 건설사업에 대해 "경인운하로 인해 서북부 지역이 양분되기 때문에 자칫 지역간 발전의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운하주변의 개발제한구역을 최대한 활용해 관광.레저를 통한 지역발전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라고 밝혔다.

   km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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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1/10 07:05 송고

경인운하 조감도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정부가 오는 3월 공사를 재개하기로 한 경인운하 조감도. 2009.01.09
<<인천시 서구>>
myo@yna.co.kr

청라지구.검단신도시 주변 활성화 기대
부동산업계 "일단 지켜보자"‥가시화되면 '효과 기대'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경인운하 공사 재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와 검단신도시 등 운하 주변에서 추진 중인 인천 북부지역 대형 개발 사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극도로 침체된 이 지역 부동산 경기가 앞으로 회복세로 반전되는 시기에 운하 건설이 이를 가속화하는 '대형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인천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이례적으로 기록적인 청약률을 보이며 '분양 불패신화'를 이어 신흥 부동산 중심지로 떠올랐었다.

   파주신도시 등 수도권 미분양 사태 속에서도 송도와 청라에서 분양된 단지들은 인천시내 다른 단지에 비해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5대 1 이상의 청약률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수도권 청약수요가 판교, 송파 등 서울 유망지역에 국한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청라에서 분양된 상당수 단지의 순위 내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로 반전됐다.

   청라에서 지난해 하반기 공급된 소형 아파트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900만~1천만원으로 700만원대인 인근의 서구지역 소형 아파트 평균 시세보다 높게 나오자 저조한 청약률을 보였다.

   하지만 인천시의 구상대로 경인운하를 따라 요트 등을 정박시킬 수 있는 해양시설과 물을 주제로 한 공원, 레저시설 등이 설치될 경우 계양구, 서구 등 인천 북부지역이 수도권의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물류거점으로 급부상해 운하 건설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경인운하와 인천 앞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남측에 있는 청라지구는 이번 운하 공사 재개 결정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6천800여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 데 이어 올해 중대형 위주로 1만2천600여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청라지구는 당초 송도국제도시를 능가하는 잠재력을 지닌 인천 부동산 시장의 '노른자위'로 평가된 바 있다.

   청라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는 경인운하 건설이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와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공항철도 등 다양한 광역교통체계를 갖춘 청라지구의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공 청라사업단 박영식 개발팀장은 "경인운하의 서측 관문인 인천터미널이 청라지구 북단에 계획돼 있어 수송시스템 확충과 관광객 유치 등의 측면에서 청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전반적인 국내 부동산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운하 건설이 청라지구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청라지구는 총 1천800만㎡에 건설돼 인구 9만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전체 개발사업이 끝나는 오는 2020년까지 국제업무타운, 금융허브, 테마파크형 골프장, 로봇랜드, 첨단산업단지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검단신도시도 운하 건설 호재의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경인운하 북측, 인천시 서구 마전.당하.원당.불노동 일대 1천810만㎡에 건설될 예정인 검단신도시는 운하 건설에 따라 개발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오는 2013년 첫 입주를 시작으로 총 9만2천가구를 지어 인구 23만명을 수용할 계획인 검단신도시는 경인운하 주변에 관광.레저.물류시설이 배치되면 지역 발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단신도시는 2006년 신도시 후보지로 처음 발표된 직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기존 아파트 값이 며칠 만에 수 천만원씩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이 시행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 일대 주택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고 토지, 주택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경인운하 건설 재개 소식에도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직은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들은 "'아직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검단신도시 내 빌라 부지는 3.3㎡당 300만~350만원, 단독부지가 300만원 선이고, 기존 아파트 가격은 3.3㎡당 8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운하 건설이 점차 가시화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서구 원당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검단지역의 거래가 뜸한 상황이지만 경인운하가 완공돼 세계적인 물류.관광명소로 뜨게 되면 검단신도시와 주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청라지구와 검단신도시 외에 운하가 지나는 서구, 계양구의 다른 지역도 해당 자치구가 개발 구상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서구는 운하를 활용해 레저.관광단지, 수변도시, 고급 주택가, 물류단지를 만든다는 복안을 갖고 있고 계양구는 물류단지와 물놀이공원을 건립하겠다며 시에 건의한 상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경인운하 주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나 조정이 필요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일부에서는 인천 곳곳에서 자체 수요보다 월등히 많은 주택 물량이 공급된 상태여서 앞으로 경제자유구역 등 대형 개발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주택 수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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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이렇게 개발됩니다"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정부가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경인운하사업을 오는 3월 본격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 굴포천 건설단의 김태열 공사1팀장이 9일 굴포천 방수로 조감도를 설명하고 있다. 2009.01.10.  myo@yna.co.kr

인천 지자체 재원 無...'장밋빛 그림' 우려
서울 '빨대 효과'로 인천지역 위축 '문제'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경인운하가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인천 북부지역을 물류.관광 중심지로 발돋움시키는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까?
건설 예정지인 인천시와 서구, 계양구는 운하가 건설되면 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으로 부풀고 있지만 일각에선 '글쎄~'라며 조심스레 반응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각종 규제와 예산 문제로 어느 하나 녹록한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운하가 인천의 관광객을 서울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빨대 효과'를 낳으며 오히려 인천 지역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우선 규제가 문제다.

   인천 지방자치단체는 "운하 주변에 물류단지 2 곳, 대규모 관광.레저 단지, 수변 도시, 고급 타운 하우스, 워터파크, 7∼9개의 테마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최근 마련해 운하 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사업주체인 수자원공사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하지만 이 계획을 실현하려면 운하 주변 대부분 지역을 묶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규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계양구 관계자는 "우리 지역의 운하 양쪽은 모두 그린벨트이다. 이를 해제하든가 용도 변경을 먼저 해야 개발사업을 할 수 있다"며 "그동안 각종 규제로 묶여 지역이 낙후된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운하 주변 전체의 그린벨트를 풀기보다는 사업이 결정되는 데 따라 해당 지역만 해제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다음은 재원 문제.

   서구와 계양구는 자신들이 구상한 개발 계획을 실현하는 데 예산이 얼마나 필요하고, 과연 조달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돈도 없는데 희망으로 가득 찬 설계도부터 그려놓은 셈이다.

   이들은 정부가 나서서 각종 시설을 설치해 주기만 바라고 있지만 과연 정부가 이들 지자체의 개발 방안을 그대로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정부가 인천 지자체의 소망을 들어줄 개연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는 국토해양부가 운하 건설을 결정하고 발표하긴 했지만 정작 돈을 내서 건설하고 운영까지 도맡는 건 한국수자원 공사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수자원공사는 건설비 2조2천500억원을 자체 조달해 투입하고 나서 터미널과 배후단지 분양, 통행료 등을 받아 회수하게 된다.

   하지만 공기업인 수자원공사는 중앙 정부와 달리 이익을 보진 못하더라도 적자를 보면 안 된다.

   인천 지자체가 요구하는 내용을 순순히 들어주기 어렵다는 뜻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아직 인천 지자체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논의할 부분"이라는 원론적인 견해만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서구, 계양구가 '김칫국부터 마신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각종 개발 방안이 자칫 '장밋빛 그림'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가 서로 긴밀히 협의하고, 각자의 개발 방안 가운데 파급 효과가 큰 필수 사업 몇 가지만 추려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도 과제 중의 하나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한강에 마리나, 수상레저시설 4 곳과 선착장 2 곳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인천의 관련 시설이 서울시보다 수준이나 규모 면에서 뒤처지면 자칫 인천의 관광객까지 서울로 뺏기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인천은 1899년 경인철도와 1968년 경인고속도로를 건설했을 때에도 경제, 문화가 서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종속화된 씁쓸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따라서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최적의 시설과 운영 방안을 지금부터 치밀하게 수립,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하를 통해 화물선박을 운항한다는 계획도 반드시 인천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 신항(30개 선석) 건설을 계획하고 있고 북항(18개 선석)과 남항도 확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화물이 인천항을 거치지 않고 운하를 따라 바로 서울로 갈 경우 인천으로선 엄청난 경제적인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각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곧 시와 구의 관련 분야 국.과장으로 '경인운하 태스크포스를 꾸릴 것"이라며 "각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인천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최적의 사업을 선정하고 시와 국토부, 수자원공사의 고위 관계자회의에서 우리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준환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인운하 지역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발전이 지연된 만큼 정부에서 인천의 개발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다만 부족한 관광자원을 확충하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chang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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