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내정후 불거져 권력투쟁 조짐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장용훈 기자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3남 정운의 생모 고영희씨가 살아 있을 때 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 김옥씨가 교통사고를 위장해 고씨의 암살을 시도했었다는 설이 최근 북한 권부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3일 "2003년 9월 발생한 고영희씨의 교통사고는 김옥씨가 호위사령부 경비운수부 라인을 은밀히 동원해 고씨 승용차의 브레이크 라이닝을 파괴해 암살하려는 음모에 따른 것이라고 최근 김옥씨의 측근 김모씨가 실토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모씨는 현재 노동당 서기실 과장으로 근무하는 인물인 데다 당시 김옥씨의 지시에 따라 교통사고 위장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북한 권부내에서는 김옥씨의 음모설을 거의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옥씨의 측근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고영희씨의 교통사고 전말을 털어놓았는지, 그리고 북한당국이 소문의 진상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고씨가 2003년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에도 북한 권력층에서는 다양한 음모설이 떠돌았지만 고씨가 이미 유선암 재발로 오래 살기 힘든 상태라는 점과 김정일 위원장의 조사 지시가 없어 음모설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고씨에 대한 김옥씨의 암살음모설이, 김 위원장이 고씨의 아들 정운을 후계자로 내정한 이후 군부 고위층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로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정지작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불거진 점 때문에 김옥씨를 견제하기 위한 권부내 권력투쟁의 일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씨는 1998년께 유선암 진단을 받고 유방 절제 수술을 받는 대신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2003년 재발하자 북한으로 해외 의료진을 불러들여 치료받던 중 같은해 9월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으며 이듬해 5월 파리의 한 병원에서 종양 및 뇌관련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고씨의 교통사고 부상은 상당히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비록 유선암이 재발하기는 했지만 교통사고가 없었더라면 생명이 더 길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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