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06 18:01:36ㅣ수정 : 2009-03-06 22:57:33
임시국회 입법전쟁 종료와 함께 정치권이 4·29 재·보선 ‘앞으로’ 잰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 등 올 한해 정국 흐름과 권력 지형,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로 떠오르면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국회의원 재·보선의 상징성 때문이다. 여야 내부 역학 구도를 가름할 당 대표급 ‘거물들의 출진’과 여당내 친이·친박의 미래와 연결된 ‘경주 대전’, 진보진영 재기의 꿈이 걸린 울산의 ‘진보후보 단일화’ 등 재·보선의 3대 초점을 점검했다.
박희태·정동영 어디로… 두 거물 원내 입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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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여부는 이번 재·보선전의 키워드다. 여야 권력 구도에 미칠 영향은 물론 선거판의 무게를 달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외’인 박 대표는 당초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로 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류의 변화가 감지된다.
당대표의 출마가 갖는 ‘정치성’ 때문이다.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해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있지만, 출마했다가 패할 경우 여권의 전체 질서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기류 변화의 배경이다.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흔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박 대표가 ‘10일 재·보선’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이 두꺼워졌다. 더 안전한 ‘경남 양산’을 통해 원내로 복귀한다는 그림이다.
민주당에선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여부가 본선보다 뜨거운 감자다. 정 전 장관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정 전 장관은 6일 “여전히 (출마와 불출마의) 중간 지점에서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고 최규식 의원이 전했다. 공천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다음주쯤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 전 장관이 끝내 공천을 신청할 경우, 당장 그의 공천 여부를 놓고 신·구 주류 간 대립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그가 난관을 뚫고, 출마해 원내 입성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의 권력구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그의 ‘선택’에 야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최우규·김광호기자 banco@kyunghyang.com>
친이·친박 ‘경주 대전’…친이계 ‘정종복 공천’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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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재선거는 한나라당내 친이·친박계의 ‘미래’를 가늠할 뇌관이다. 친이계 핵심인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계가 적극 지원하는 정수성 박근혜 전 대표 안보특보가 맞붙는 여권의 ‘내전’ 형태로 진행되면서다. 결과에 따라 영남 패권의 향방이 엇갈리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당내 주류인 친이계는 정 전 의원 ‘공천’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정 전 특보에게 크게 뒤지던 지지도도 최근 “급상승 추세”라는 진단에서다.
친박계는 ‘앙앙불락’이다.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서 정 전 의원을 18대 공천파동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지목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친이계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 전 특보 대신 공천을 밀어붙이려는 데 대한 불만이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 패하는 쪽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 지지 기반인 영남의 민심을 확인하면서 당내 역학구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 전 특보의 경우 이미 “당선되면 입당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지난해 ‘친박 복당’ 논란과 같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막판 ‘공천’ 타협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근형·이고은기자 ssun@kyunghyang.com>
‘진보 재기의 꿈’ 울산… 후보단일화 ‘조승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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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는 진보정당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영남에서, 경제위기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재선거는 진보정당의 ‘현재’를 평가받는 장이 될 전망이다. 분당 이후 제갈길을 가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정당이 ‘후보단일화’에 동의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당대표 회동을 통해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양당은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12일)이 나온 직후 실무협의를 열어 단일화 방식에 대한 본격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민노당은 현재 김창현 전 사무총장, 이영희 최고위원, 윤종오 울산시의원이 당내 경선을 진행 중이다. 진보신당에선 17대 총선 때 이곳에서 당선된 바 있는 조승수 전 의원이 단독 출마, 오는 23일 후보 선출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후보단일화의 방정식은 ‘조승수 변수’를 대입해야 풀린다. 당선가능성은 조 전 의원이 높지만, 민노당 분당 당시 ‘종북주의’ 논란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민노당 내 ‘비토’가 상당하다.
민노당이 후보단일화 방식으로 민주노총 등이 참여하는 민중경선제를 내세우는 것도 ‘민노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겨냥한 것이다. 반면 진보신당은 지역기반과 지명도에서 앞서는 조 전 의원에게 유리한, 일반 유권자 대상의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한다.
<안홍욱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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