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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짜 아니다"(YTN)

말글 2009. 3. 11. 16:14

"나는 가짜 아니다"(YTN)


입력시간 : 2009-03-11 15:04

[앵커멘트]

지난 87년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범 김현희 씨는 자신은 가짜가 아니라며 조작설을 정면 부인했습니다.

또 KAL기 폭파사건 희생자 유가족이 이를 인정한다면 유가족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윤경민 기자!

김현희 씨가 오랜 만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일각에서 나오던 KAL기 폭파사건 조작설을 정면 부인했지요?

[리포트]

김현희 씨는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씨 가족과의 면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사건이며 자신은 가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씨는 대부분의 KAL기 폭파사건 유가족은 당시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다 알고 있다면서 20년이나 지난 사건을 누가 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조작설을 정면 부인했습니다.

김 씨는 또 유가족의 면담요구에 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97년 자신이 쓴 인세를 전달하면서 면담한 적이 있으며 유가족이 KAL기 사건을 북한이 저지른 테러사건임을 인정하고 다른 목적이 없다면 응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현희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김현희, KAL기 폭파범]
"제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건 칼기 사건은 북한이 한 사건이고 전 더이상 가짜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지만 유가족이 칼기 사건을 북한이 한 테러 사건임을 인정한다면 어떤 다른 목적 없다면 그들의 요구에 응할 수 있다."

김 씨는 또 지난 97년 결혼 후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사회와 거리를 둔 채 조용히 살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서 지난 정부 때 자신이 관련된 일을 조사한다고 하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참여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삼갔습니다.

김 씨는 이와 함께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북한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북한도 피랍자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가족을 만나게 해줘야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고 북일관계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김현희 씨가 회견에 앞서 다구치 씨 가족과 면담했는데, 그 내용도 전해주시죠.

[답변]

김현희 씨는 짧은 머리에 검은색 재킷과 바지 차림을 하고 부산 벡스코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타났습니다.

지난 97년 공안검사를 대상으로 한 특강을 한 지 12 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김 씨는 여기서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과 만나 긴 악수와 포옹을 나눴습니다.

김 씨는 감격에 젖은 듯 눈물을 흘리며 다구치 씨 가족에게 다구치 씨가 아직 살아있을 것이라면서 무사히 귀국해서 만날 날이 있을테니 희망을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다구치 씨 가족은 1977년도 일본 가요 CD와 과자, 손수건 등을 김 씨에게 선물했고 김 씨도 다구치 씨 가족에게 선물을 건넸습니다.

김 씨와 다구치 씨 가족은 이어 벡스코 내 다른 장소로 이동해 이 시간 반 가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만남은 김현희 씨의 희망에 따라 한일 양국의 주선을 통해 이뤄지게 됐습니다.

북한에서 이은혜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다구치 씨는 지난 1978년 도쿄에서 북한으로 납치됐고 2년 간 김현희의 일본어 교사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구치 씨 가족은 오늘 면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한국 정부와 국민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곳에는 일본 취재진 수백 명이 위성중계차까지 동원해 오늘 면담 소식을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고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들이 동원돼 회견장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김현희 씨 경호에도 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YTN 윤경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