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박용주 기자 = 지난해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이 연봉과 업무추진비 등 명목으로 받은 금액이 평균 4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공기업 직원의 1인당 연간 평균보수도 7천400만원으로 일반 공기업 직원보다 2천만원 가까이 더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기획재정부와 297개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취합한 알리오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산업은행.산은캐피탈.기업은행.코스콤.기술보증기금 등 18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과 수출입은행.한국투자공사 등 2개 기획재정부 산하 금융 관련 공기업의 지난해 기관장 평균 연봉은 3억5천400만원이었다.
이들 금융기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3천6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추가로 집행, 평균 3억8천900만원을 수령해갔다.
이는 전체 공기업 기관장의 지난해 평균 연봉 1억5천800만원, 업무추진비 2천300만원과 비교해볼 때 2.2배 많은 금액이다.
297개 공기업 중 이들 20개 금융공기업을 제외하면 277개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3천500만원, 업무추진비는 2천200만원으로 떨어진다.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보수가 워낙 많아 공기업 전체 통계를 왜곡할 정도라는 의미다.
업무추진비는 판공비.접대비.경조비 등 명목으로 대부분 식사.경조비 성격으로 쓰이지만 업무 연관성을 명확히 규정짓기 어려워 일부는 급여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별기관별로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봉이 7억9천700만원에 업무추진비도 6천900만원으로 총 8억6천600만원을 수령했다.
수출입은행장은 연봉 5억9천200만원에 업무추진비 5천100만원, 기업은행장은 연봉 5억7천200만원에 7천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았다. 산업은행장은 연봉이 4억2천400만원, 업무추진비는 7천700만원이었다.
20개 금융공기업 직원의 1인당 평균 연간 보수는 7천400만원으로 297개 전체 공기업 평균 연봉인 5천500만원에 비해 1천900만원을 더 받고 있다. 신입사원 초임도 3천300만원으로 전체공기업의 2천700만원보다 600만원 많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금융공기업 직원들은 여타 공기업보다 전문성이 높고 횡령 등 유혹이 있을 가능성이 커 더 높은 보수를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보수는 업무의 위험성 및 전문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금융공기업의 경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연봉제 등이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여타 공기업과 형평성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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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5/11 06:15 송고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박용주 기자 =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 및 임직원의 보수 현황을 보면 흔히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내에서도 얼마나 많은 격차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주로 '기타공공기관'에 속해 그동안 정부의 관리.감독을 덜 받았던 20개 금융공기업의 기관장.임직원의 보수는 전체 공기업의 평균치를 크게 바꿔 놓을 만큼 높았다.
이에 비해 직원 1인당 평균보수가 4천만원에 미치지 못하거나 신입직원 초봉이 2천만원을 넘지 못하는 공기업도 수십 개가 있어 공기업 보수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신의 직장 금융공기업 독식
11일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취합한 알리오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97개 공기업의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보수액을 순위별로 정렬해보면 금융공기업이 왜 신의 직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1인당 보수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금융공기업이고 상위 10개 중 7개를 금융분야 공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직원 평균 연봉 9천7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9천300만원으로 2위, 한국예탁결제원(9천만원), 중소기업은행(8천600만원), 산은캐피탈(8천500만원)이 뒤를 따르고 있다.
금융공기업 외에 10위안에 랭크된 공기업은 전자통신연구원(8천500만원), 생산기술연구원(8천400만원), 방송광고공사(8천300만원) 등 3개다.
연구원의 경우 고학력자 위주로 편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방송광고공사 1곳 정도가 금융공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관장 연봉의 경우 금융공기업의 상위권 독식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한국거래소가 7억9천700만원으로 독보적인 1위이며, 그 뒤를 수출입은행(5억9천200만원), 산은캐피탈(5억8천만원), 중소기업은행(5억7천200만원), 기술보증기금(4억5천200만원)이 따르고 있다.
이외에 신용보증기금(4억5천100만원), 산업은행(4억2천400만원), 코스콤(4억1천100만원), 한국기업데이터(3억4천800만원) 등 금융공기업도 10위 안에 랭크돼 있다.
◇ 공기업도 부익부 빈익빈
그러나 이런 현상을 전체 공기업으로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공기업 내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297개 전체 공기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5천500만원으로 20개 금융공기업 평균인 7천400만원에 비해 2천만원 가량 격차가 있다.
신입사원 초임도 전체 공기업은 2천7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의 3천300만원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기관장 연봉은 1억3천5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의 3억5천400만원과 차이가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직원 평균 급여는 6천40만원으로 전체 공기업 직원의 5천500만원보다 많았다.
공기업의 재직기간이 삼성전자에 비해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보수는 더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보수가 4천만원에 미달하는 공기업은 39개로 전체 공기업의 13%를 차지했다. 신입사원 초임이 2천만원이 안 되는 곳도 22개가 있었다.
기관장임에도 연봉이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50개 공기업에 달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보수를 공개하면 보수가 지나치게 많은 공기업은 삭감 요구를 받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가 작은 기관들은 노동조합에서 문제제기를 해 인상 요구를 하는 곳도 있다"며 "공기업 간에도 그만큼 임금격차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정부, 금융공기업 임금에 정조준
정부는 공기업 임직원 평균보다 35%나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금융 공기업에 대해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개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책 금융기관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면서 민간 금융기관처럼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공기업과 형평성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성과급 차등 폭의 확대를 서두르기로 했다. 성과 부진자에 대한 퇴출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공기업의 경우 임직원에 대한 임금 삭감이 노사 협약에 따라 이뤄진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기관장 평가 시 노사 협약 개선에 대한 배점을 크게 반영하고 기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융 공기업 임금을 끌어내릴 방침이다.
특히 인건비 부당 인상 사례가 발견되면 예산 삭감을 통해 실질적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과도한 인건비 인상이나 부당한 노사협약을 방치한 감독관청에도 책임을 묻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일부 금융 공기업의 경우 자발적인 임금 삭감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신용보증기금은 본부점장급 직원들이 급여의 5%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으며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의 기본 연봉을 평균 39% 삭감하고 본점 부서를 21개에서 15개로 축소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 공기업은 임원급과 대졸 신입사원만 임금을 깎고 전체 정원의 90%가 넘는 기존 직원들에 대한 임금 삭감엔 손을 대지 않고 있어 대외 홍보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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