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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민욱 오종택 신정원 기자 =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에서 각계 인사들은 저마다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서울광장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고, 동교동 자택을 들러 서울광장과 서울역을 지나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하는 운구행사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사상 최대 규모' 영결식, 국회서 엄수
이날 국장은 장의위원과 각계각층 인사, 해외 조문사절단 등 2만4000여명이 초청돼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서거에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영결식은 오후 1시50분께 발인을 마치고 영구차가 제단 뒤쪽에 자리잡으면서 시작됐다. 영결식 사회는 조순용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극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장의위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약력 보고와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의 조사, 미래포럼 박영숙 이사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어 천주교와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의 종교의식이 거행된 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결식 진행 중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던 흐느낌은 이때 더욱 커졌다.
영상 상영에 이어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분향을 한 이 여사와 직계 가족들은 국화 꽃 한 송이를 고인의 영정 앞에 바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 및 분향을 했다. 분향 도중 한 쪽에서 "위선자"라는 고함이 터져 나오자 사회자인 손 전 장관이 "국장이다. 장내를 엄숙하게 정리해 달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 밖에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한승수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3부 요인 및 각 정당 대표, 해외 조문단 및 외교 사절단 등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성악가 김영미씨가 '그대 있음에'를, 평화방송 소년소녀 합창단은 고인이 즐겨듣던 '우리의 소원'을 각각 불렀다. 이어 조총 발사 및 묵념, 운구로 1시간 동안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눈물의 추모문화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거행된 23일 오후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광장에서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일찍부터 서울광장에 모였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행렬이 동교동 자택과 김대중 도서관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동안 서울광장에서는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오유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본격적인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어 오후 4시20분께 운구행렬이 세종로를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운구차가 덕수궁 맞은편 지하철 1호선 5번 출구 앞에 멈춰서자 이희호 여사는 차량에서 내려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여사는 "남편이 입원해 있을 때와 국장기간 때 여러분들이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말했다.
이 여사의 감사 인사말이 끝나자 광장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우리의 소원'이 울려 퍼졌고, 시민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잠시 뒤 운구행렬이 서울역을 향해 움직이면서 추모문화제도 끝이 났으며, 서울광장에 모인 수많은 추모 인파를 뒤로 하고 운구행렬은 서울역 광장을 거쳐 유해가 안장될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DJ, 현충원에 안장
안장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유가족과 동교동계 측근 및 민주당 인사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안장식은 종교의식과 헌화 및 분향, 하관, 허토(흙을 관 위에 뿌리는 의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허토 의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가져온 흙 한 줌이 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군악대의 진혼곡과 조악 연주를 뒤로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현충원의 국가 유공자 제1묘역 하단부에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합쳐 264㎡의 규모다. 이 묘역은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와는 100여m,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와는 350m 정도 각각 떨어져 있다.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묻히는 지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이름과 호, 출생일과 성장과정, 정치역정, 퇴임 후 활동 등을 자세히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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