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25개 구청장을 뽑는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만큼이나 각축전이 예상된다.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직 구청장 외에는 아직 뚜렷한 후보군을 갖춘 곳이 없을 정도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25개 구청장직을 싹쓸이했기 때문에 다시금 영광을 재현하려는 한나라당과 지난번 선거의 치욕을 씻어내려는 민주당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25개 현직 구청장 가운데 재출마할 수 있는 구청장은 모두 19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재출마 의지를 밝혔거나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후보군들은 각 당별로 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 알리기보다는 중앙관리에 더욱 치중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현재까지 지역 정가에서는 시장 후보군의 움직임이 크게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본선에 앞서 각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출마 예상자들 간의 열띤 예선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텃밭 ‘강남3구’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는 ‘공천=당선’이라는 인식하에 당내 공천을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이 진행 중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안방으로 분류되는 강남구는 맹정주(62)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여당의 공천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맹 구청장 외에 김상돈(65) 서울메트로 사장과 이재창(66) 전 구의장 등이 출마의지를 내비춰 공천 대상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송파구는 유일한 여성 구청장인 한나라당 김영순(60) 구청장이 당내에서 유형재(63) 중앙위 농림수산위 부위원장과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인 송파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자 선별에 신중을 기하는 가운데 박재범(47) 구의원과 차성환(47) 지방위원회 부위원장, 이용부(57) 전 서울시의회 의장, 고영로(45) 전 17대 대선 국민대통합 추진위 부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초구는 박성중(51) 구청장의 재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조서현 변호사와 허준혁(46) 시의원 등이 한나라당 후보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설욕 벼르는 서남권
반면 야당세가 센 서남권을 중심으로 민주당 출마 예상자들은 지난 선거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강서구는 한나라당 김재현 구청장(69)의 재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민주당 유영 초대 민선 구청장(55)과 한나라당 김도현 전 강서구청장(67)이 김 구청장의 대항마로 회자되고 있다.
구로구에서는 현 양대웅(68) 구청장이 3선에 도전한다. 강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고, 워낙 입지도 넓어 당내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어 보인다.
박원철 구청장 이후 2차례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민주당에서는 김종욱(42) 변화경영연구원 부원장, 남승우(48) 당 대외협력국 부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금천구는 한인수(64) 구청장의 3선 출마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그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들을 직접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의 경쟁상대를 뽑기 위해 10명 가까운 후보가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누가 유불리한지 전망하기 힘들 정도다.
양천구는 무소속인 추재엽(54) 구청장의 재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나올지 한나라당에 입적할 지 여부가 관심사다.
민주당은 이제학(46) 양천갑지역위원장과 문영민(59) 전 구의회 의장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직 불출마 자치구, ‘너도 나도’ 후보
현직 구청장이 3선 연임 제한으로 불출마하거나 부구청장이 구청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자치구는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등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은평구는 현 노재동 구청장의 연임 제한으로 재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의회 부의장인 임승업(55) 의원과 최주호(46) 시의원의 당내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판건 영남향우회 회장, 김도백 은평을 당협 후원회 회장 등의 출마도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성호(59) 전 서울시의원과 안남영(60) 은평갑지역위 상임고문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고, 민노당은 강화연(42·여) 은평구위원장, 진보신당은 이수현(41) 은평당협위원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동대문구는 방태원(51) 부구청장의 출마 가능성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박주웅(68) 전 시의장, 박정철(66) 전 시의원, 김재전(66) 전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고정균(40) 시의원 등이 한나라당 공천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유덕열(55) 전 구청장, 윤종일(56) 서울시당 환경특위원장, 유수현(53) 부정비리추방시민연대 사무처장, 정병걸(61)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 전철수(46) 구의원 등 총 5명이 후보로 떠올랐고, 민주노동당은 김재운(41) 동대문구위원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동작구는 김우중 구청장이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김경규(59) 부구청장과 민주당 서승제 부대변인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던 관악구는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만 10여 명에 달한다.
관악구는 박용래 부구청장의 불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정동영 의원의 측근이자 노사모 전국 초대회장인 김영부(49) 종로엠스쿨 원장과 당대변인 출신인 유종필(52) 국회도서관장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용산구의 경우는 전 구의장 출신인 원건호(67)씨와 정효현(57)씨, 전 구청장인 성장현(53)씨, 구의원인 김근태(67)씨 등이 예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구관이 명관’ 재선의지 다진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주목받고 있는 종로구에는 지난 2002년 당선된 뒤 8년째 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나라당 김충용(71) 구청장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정동일(56)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성북구의 서찬교(66) 구청장도 3선 채비를 갖췄다. 이노근(55) 노원구청장의 재선도 관심거리다.
강북구는 김현풍(68) 구청장이 일찌감치 3선 의사를 밝혔지만 강력한 경쟁상대인 김기성(61) 서울시의회 의장의 등장으로 어느 곳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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