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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상회담, 원칙 충족안되면 성사안돼"(연합)

말글 2010. 2. 2. 15:55

 MB "정상회담, 원칙 충족안되면 성사안돼"(연합)

국무회의 주재하는 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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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부와 확연한 차별화..회담 `大전제' 제시
靑 "원론적 발언..남북정상회담 구체적 준비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정상회담의 `대(大)전제'를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흘만에 다시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이어서 발언의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대가는 있을 수 없다는 대전제하에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다"면서 "이 원칙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잇단 `관측성 언론보도'를 언급한 뒤 "남북정상회담은 확고한 원칙 아래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 원칙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우선 과거 정권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동관 홍보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최근 여러차례 강조한 이른바 `패러다임 시프트'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에 대해 보수세력 일각에서 `뒷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등 회담의 대가성을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이런 전례를 답습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이는 북핵 문제에 해결에 도움이 되는 등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 원칙과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청와대 한 참모는 전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신년 연설에서 "올해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달말 BBC와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이르면 3~4월 회담 가능성까지 내놓고 있는데 대한 `진화'의 뜻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통령이 이날 `원칙'을 강조하면서 "충족되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다"고 단언한 것은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청와대는 최근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추진되거나 준비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 핵폐기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이 의제에 오르지 않으면 김정일 위원장을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기와 장소, 의제까지 거론되고 있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6.2 지방선거 등 정치적 관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과거와 같이 정치적 이벤트로 회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여권 관계자는 "최근 북한측의 화해 제스처와 적극성 등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여건이 맞으면 언제든 개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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