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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세종시 당론변경' 대충돌(연합)

말글 2010. 2. 17. 14:20

친이.친박, `세종시 당론변경' 대충돌(연합)

친이 일각 `당론수정' 아닌 `당론채택'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세종시 수정을 위한 당론 만들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친박(친박근혜)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계파간 대충돌이 현실화됐다.

   친이는 "당헌대로"를 외치며 내주중 의총을 통한 세종시 공론화 및 세종시 당론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지만, 친박은 "의미없는 의총"이라며 당론변경을 거부하고 있다.

   친이 심재철 의원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을 여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고 순리"라고 말했고, 진수희 의원은 "토론 과정도 없이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이는 ▲당론 결정과 관련한 당헌 규정 ▲2005년 채택된 세종시 당론의 결함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내 기류 등을 소개하며 친박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진 의원은 2005년 당시의 세종시 당론의 `결함'을 지적하면서 "이번은 당론 변경을 강행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안을 놓고 결론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당론 변경' 절차가 아닌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당론 형성' 절차를 거치면 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또한 심 의원은 "실제 접촉을 해보면 분명히 수정안 쪽으로 마음이 기운 분들이 꽤 있다"고 소개했고, 정두언 의원은 "의총에서 수정안이 부결되면 승복할 것이며, 이는 민주 정당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 내부의 `이탈'을 겨냥한 일종의 심리전이자 친박도 의총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친박은 `의총 불참'이란 배수의 진을 친 가운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태세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무의미한 자리에 가서 약속지킨 사람과 약속지키지 않겠다는 사람으로의 정체성 도장찍기를 왜 하느냐"며 "다만 나는 의총장에 들어가 당론 변경의 부당성을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성헌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론을 변경하기 위한 의총은 정해진 결론을 얻기 위해 요식 행위로 의총을 연다는 것으로, 비민주적, 강제적 의총이라면 원천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데 이어 "당론이 정해져도 따르는 게 맞지 않다"며 초강수를 뒀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의총 문제를 둘러싸고 계파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친이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내 논의기구인 의총을 열지 않은 채 논의를 거부하거나 피해가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고, 박순자 최고위원은 "수정안이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 이경재 의원은 "청와대 갔다 온 다음날부터 의총을 소집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해봉 의원은 "대통령 입장에서 수정안이 부결된다면 퇴로가 있는 것이지만 만약 통과되면 임기가 끝날때까지 갈등이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2년 반 동안 얼마나 괴롭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정몽준 대표는 "최고중진들이 양심과 소신대로 하느냐 마느냐는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할 문제"라며 소신결정을 당부한 뒤 "이해봉 의원이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얼마나 괴롭겠느냐'고 말했는데 대통령이 왜 어려운 길을 택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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