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무력침범땐 즉각 자위권 발동"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공격으로 드러난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 24일 오전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이)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5.24 swimer@yna.co.kr |
"북에 당당한 추궁" 환영…"남북갈등 고조" 우려
천안함 유족 "정부 할일 다했다…개성공단 피해 없기를"
(전국종합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대북 자위권 즉각 발동, 북한측의 재발방지 약속 및 사과 촉구 등을 골자로 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자 시민 사회는 다양하게 반응했다.
"북한의 책임을 당당하게 추궁한 담화였다"는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이번 담화가 남북 간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우려도 나왔다.
시민 사이에서는 북측의 책임을 추구한 대통령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남북간 지나친 대결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라이트코리아의 봉태홍 대표는 "강력한 책임 추궁과 경고를 담아 우리의 안보태세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다. 과거 정권이 북한에 끌려갔던 것과는 달리 당당히 경고하고 변화를 촉구한 담화였다"고 평가했다.
진보 계열로 분류되는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군사 조치를 강화하면 우리 정부에서 선제공격 등이 나오고 NLL(북방한계선)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 북한은 더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위기관리 요소가 줄어들고 갈등과 불확실성이 늘어나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천안함 사태 유족은 정부와 군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개성공단 입주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
천안함 유가족협의회 박형준 대표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유가족은 정부와 군의 조치에 수긍하고 있다. 다만 천안함 46용사의 이름이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담화 발표로 유가족은 개성공단에 계신 분들이 신변이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안함 대국민 담화 지켜보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2010.5.24 utzza@yna.co.kr |
시민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단호한 태도 표명에 적절했다는 의견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반응이 섞여 나왔다. 경기도 평택2함대 사령부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용여(70.여)씨는 "남북간 교류.협력 중단 등은 당연한 조치"라며 "이 대통령이 강한 군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신영(28)씨도 "조사 결과에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지만 북한의 소행이 사실이라면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회사원 임모(30)씨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위권 발동 등 강력한 언사가 포함된 대국민 담화를 보고 놀랐다"며 "극단적인 대결로만 치닫는 것 같아 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김민주(27.여)씨는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좋지만 모든 교류.교역을 끊는다는 것은 그동안 한국정부가 이뤄온 남북화해 분위기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겠다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남북 관계 악화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부 박주연(56)씨는 "우리 장병이 희생된 만큼 북한에 꼭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나치게 북한을 압박하면 극단적인 일을 벌이지 않을지 걱정된다. 전쟁 같은 최악의 사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김상백(42.회사원)씨는 "북측이 도발한 천안함 사태로 인해 남북 화해의 상징이던 '제주해협 평화의 뱃길'이 4년여 만에 다시 사라지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5/24 11: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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